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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화


텐 미니츠-트럼펫
(Ten Minutes Older: The Trumpet,2002)
중고비디오


판매가격 : 15,000원
준비기간 : 3~4일
발송지: 부산

Product Details
감독: 첸 카이거,빅토르 에리세,짐 자무쉬,빔 밴더스,스파이크 리,베르너 헤어조크,아키 카우리스마키
주연: 아나 소피아 리아노,마르쿠 펠톨라,까띠 오우띠넨,펠라요 수아레즈,클로에 세비니

자막: 한국어
오디오: 스테레오
발매일: 2005-09-08
제작사: 새롬
화면비율: 1.33:1
케이스: 플라스틱

segment #1, '개들에겐 지옥이 없다(Dogs Have No Hell)' - 아끼 까우리스메끼 감독. 유치장에서 한 남자가 나온다. 그가 돌려받는 소지품은 넥타이와 구두, 시계, 허리띠. 전날 시베리아행 기차를 기다리다 철로에 누워버린 바람에 감금되었던 것. 시베리아로 떠나고 싶어하던 그에게 남은 시간은 30분. 하지만 그는 10분이라는 시간 안에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이룬다. 게으른 이 남자가 선택한 일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기차를 기다리다 졸 수 있을 만큼의 여유를 가진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 속 남자주인공에겐 시간 혹은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맘에 내킬땐 저질러버리면 된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주위 사람들은 생각할 시간도 없이 어이없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는 회사를 찾아가 결혼을 빙자해 자신이 투자한 돈을 받아내고, 한동안 헤어져있던 여인을 찾아가 청혼에 성공하고 함께 시베리아행 기차까지 탄다. 그러나 어렵게 기차에 오른 그는 다만 창 밖을 바라볼 뿐이다. 궁금해하던 여자의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 "그냥 바라보고 있었어. 아직도 거기 있는지 고향이..." 건조하고 나른해보이는 푸른 화면이 지배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간결한 대사만으로도 그만의 독특한 블랙유머를 만들어내는 아끼 까우리스메끼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 고다르 영화의 60년대식 사랑과 무정부주의에 대한 향수, 새뮤얼 풀러와 로버트 올드리치류의 헐리웃 고전영화에 대한 애착,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소설의 달콤한 냉소주의 등이 이 영화 속에도 고스란히 베여있다.

segment #2, '생명선(Lifeline)' - 빅토르 에리스 감독. 이제 갓 태어난 아기는 엄마와 새근새근 잠들어있다. 밖에는 농부와 빨래너는 아줌마, 그네타는 소녀, 지푸라기를 매는 아저씨가 보이고, 거실엔 소파에 잠든 아버지와 신문을 보는 할아버지가, 다락방엔 손목에 시계를 그려넣고 귀에 댄 채 초침소리를 듣는 소년이, 부엌에선 밀가루반죽을 하고 있는 아줌마가 보인다. 동네 골목엔 고장난 차에서 장난하는 꼬마들이 '빨리빨리'라고 소리치며 장난한다. 아기를 덮은 이불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피로 물드는데, 마침내 닭이 울고 아기의 울음소리가 터진다. 탯줄이 잘라지자 아기는 다시 평화로운 미소로 엄마를 바라본다. 다락에서 시계소리를 듣던 소년은 초침소리가 농부의 망치소리였음을 깨닫고, 시골 반대편에선 전쟁을 알리는 뉴스가 신문을 적신다. 마치 하나의 흑백사진을 보듯 정지된 듯한 영상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그만의 흐름으로 흘러가는 자연과 시간, 생명을 담은 영화. 한쪽에선 고요한 침묵과 소란이, 또 다른 한쪽에선 생명을 위한 준비와 더 큰 죽음을 부를 2차대전의 소식이 뒤섞인 일상. 한가로운 시골에선 한 아기의 죽음과 생명의 교차가, 세상 밖에선 전쟁과 평화가 교차한다. 그래도 시골의 마을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시 밭을 고르고 부서지는 햇살은 그네 탄 소녀의 발을 적신다.

segment #3, '일 만년 동안(Ten Thousand Years Older)' - 베르너 헤어조그 감독. 1981년 처음 문명인들과 접촉한 브라질 우림 지역의 원시 부족 중 최후의 생존자들인 우르유족을 탐사대와 함께 카메라가 찾아간다. 석기시대 사람들의 수준과 다를 바 없이 살았었지만 다시 만난 그들은 티셔츠에 바지를 입은 현대인들. 그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면역력이 없어 질병으로 죽어갔으며 부족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그 옛날 용맹스럽게 백인과 싸울 때 부르던 노래를 멈추지 못하다가도 백인여자와의 섹스경험담을 털어놓는 그들과의 인터뷰. 모험을 좋아하는 베르너 헤어조그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역시 남미의 정글을 탐험한다. 자기들만의 문명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대문명인들이 침입한 후 생명줄을 잃어버린 인디언 마을. 화살촉을 매만지거나 전투에서 불렀던 노래로 화려했던 시절을 추억하며 과거에 집착하지만 족장 '타리'는 안다. 부족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게다가 조카 '파울로'는 야만족의 자손임을 부끄러워하면서 훌륭한 브라질시민이 되길 꿈꾼다. 정글 위에 띄운 배 위에서 보여지는 타리의 쓸쓸한 뒷모습을 끝으로 아득해져가는 인디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헤어조그 감독은 다시 한 번 광기어린 집착 뒤에 남겨지는 허무함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묵직하고 건조하게 그들과의 여정을 독백하는 헤어조그 감독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

segment #4, '짧은 휴식(Int. Trailer. Night)' - 짐 자무쉬 감독. 여배우가 밤샘 촬영에 돌입하기 위해 자신의 트레일러에서 쉴 수 있는 1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음악을 틀고, 하이힐을 벗는다. 남자친구와의 수다에 젖을 무렵 그녀의 코디가, 마이크 담당이, 헤어디자이너가, 식사당번이 찾아와 그녀의 짧은 휴식을 방해한다. 트레일러에 들어와 10분동안 그녀가 즐긴 건 담배 한 개피와 음악을 듣는 것뿐. 일에 관련된 사람들은 그녀가 쉬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그녀를 체크하고, 반가운 애인의 전화마저도 그녀의 사랑을 체크한다. 그녀를 위로하는 건 허공에 날려버리는 담배 한 모금과 조용히 흐르는 음악. 변하지 않은 건 소파에 기대고 있을 때 카메라가 보여주는 오디오와 스탠드가 켜진 테이블, 휴식이 끝난 뒤 카메라가 보여주는 빈 방 뿐. 짐 자무쉬의 서정적인 영상과 이미지가 강렬하다.

segment #5, '트로나로 가는 12마일(Twelve Miles To Trona)' - 빔 벤더스 감독.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빔 벤더스가 다시 길 위에 섰다. 약물과용으로 빨리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남자. 찾아간 병원은 마침 '휴무'다. 당황한 그에게 '릿지크레스트 12마일'이라는 간판이 보이자, 그는 다시 차에 오른다. 캘리포니아 사막을 짓누르는 태양과 차창 밖으로 쏟아지는 거리는 지상에서 천국으로 가는 길만큼이나 멀게 느껴지고, 눈 앞에 펼쳐지는 도로는 붉게 흐느적거린다. 진료예약을 위해 부인에게 급하게 건 전화는 통화불가. 인적드문 시골길을 달리는 스포츠카에 죽어가는 몸을 실어 달리는 이남자에게 12마일은 그야말로 '악몽'이다. 주인공의 심리와 시선을 그대로 녹여낸 감각적인 영상과 EELS의 음악은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하다.

segment #6, '우리는 강탈당했다(We Wuz Robbed)' - 스파이크 리 감독. 촌각을 다투는 선거개표. 10분, 아니 1초라는 시간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법! 고어가 승리할 것이라 믿었던 플로리다 투표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고어캠프쪽 사람들만의 인터뷰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미대통령 선거에서 어떻게 부시가 녹초가 되었는지를 증언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이 결정되기 전 10분동안 고어와 부시의 득표차는 6천에서 5천, 154표로 급박하게 좁혀졌던 것. 그를 지지하는 캠프사람들의 설득이 없었다면,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통큰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고어는 다음과 같은 통쾌한 순간을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득표가 좁혀지자 자기가 진 걸로 생각한 부시가 고어에게 했던 한 마디.

segment #7, '깊이 감추어진 100송이 꽃(100 Flowers Hidden Deep)' - 첸 카이거 감독. 생떽쥐뻬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서 모자 속에 들어있던 보아뱀 그림을 기억하는지... 첸 카이거가 연출한 이 영화 속의 할아버지는 그렇게 '어린왕자'가 되어 이삿짐센터직원들 앞에 나타난다. 할아버지와 함께 도착한 곳은 철거된 꽃동네. 허허벌판에, 있는 거라곤 나무 한그루뿐인 그곳에서, 도대체 무엇을 어디로 옮겨달란 말인가. 그냥 돌아가려다 돈 때문에 다시 돌아온 이삿짐직원들은 결국 보이지도 않는 장롱과 화병을 낑낑대며 나르기 시작한다. 보는 사람들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지만 할아버지에겐 모든 게 심각하기만 하다.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발견된 종을 보고 그제서야 그곳에 있었을 집을 떠올리게 되는 이삿짐센터 직원들. 보이진 않아도 만져지는 시간의 판타지가 마치 한 편의 동화처럼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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