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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되고 싶어요 :::

2003년 부산 영화제 오픈시네마 상영작인 <곰이 되고 싶어요>는 제목이나 그림체만을 놓고보면 아이들을 위한 동화와 같은 인상을 주지만, 단지 그런 느낌만으로 놓치기에는 아까운 영화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셀 애니메이션처럼 사진과 같은 배경에 실제 사람과 같은 움직임이 펼쳐지는 멋진 애니메이션이 아니지만, 기계적인 반복작업이 아닌 수채화로 그려낸 수작업 애니메이션이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져들게 됩니다.

애니메이션의 최고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프레드릭 벡의 작품에 감탄사를 내지르는 것은, 도식화되고 샤프하고 차가운 선이 바탕에 깔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과는 달리, 한계가 정해지지 않은 수작업에 의한 개인의 세공력과 표현력, 상상력 때문입니다.

<곰이 되고 싶어요>는 프레데릭 벡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그러한 장점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습니다. 하얗게 눈이 쌓인 설원은 동양의 수묵담채화처럼 깊은 공간감과 여운을 남기고, 규정되지 않았기에 자유로운 선은 무엇보다 부드럽고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알래스카의 설화를 보듯, 곰과 함께 자란 아이가 급류와 북풍, 고독의 세 가지 시련을 이겨내고 곰이 되는 모습은 감동적입니다. 개봉관은 얼마 안 되겠지만 꼭 보아야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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