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쿵푸 허슬 :::
원호성 (至尊군) | 1/16 Sun 22:21
조회 3022
쿵푸 허슬 ★★★★☆
주성치와 돈의 만남은 사실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소림축구>는 '돈을 들여도 주성치는 주성치일뿐' 이라는 진리를 확인시켜 준 영화였었다. 그리고 <쿵푸 허슬>은 예전의 조악한 효과를 벗어나 이제 폼나는 주성치의 세계가 새롭게 도래함을 알린다.
<쿵푸 허슬>은 전형적인 무협지의 컨벤션에 충실한다. 아니, 그보다는 각종 무협지의 무공을 빌려오고, 주인공이 기연(奇連)을 얻게되는 과정에 충실하면서, 한 편의 현대판 무협영화를 만들어낸다.
영화속 돼지촌의 모습은, 일상생활에서 현대인들의 무술화를 추구한 주성치의 이상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여기에서 숨겨진 고수들이 등장하며 영화는 점점 현실성을 잃고 황당함을 더하게 된다. 그러나 이 숨겨진 고수들이라는 것이 또한 걸작이다. 구음신조, 사자후, 무당파의 태극신권에 백타산주의 합마공까지 튀어나온 후, 거대한 여래신장의 손바닥이 천지를 찍어누르면 웃다가도 제대로 돈들인 특수효과에 입을 벌리게 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주성치가 제대로 표현해낸 상상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주성치의 상상력과 이야기에는 도통 브레이크가 없다. 상투적인 장면에 슬픔을 우겨넣은 뒤, 이것을 웃음으로 풀어버리는 솜씨는 찰리 채플린의 그것에 흡사하다. (버스터 키튼과 주성치를 비교하자니, 성룡이라는 또 다른 걸물이 있기에....채플린으로...) 여기에 데자뷰 현상처럼 주성치 영화속의 낯익은 장면과 배우들이 스쳐지나갈 때엔 정말 죽을만큼 웃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걸인으로 나와서 여래신장에 이어 구양진경을 펴드는 원화평을 보면 도대체 할 말이 없다)
한 때, 홍콩의 스타들이 헐리웃을 향해 러쉬를 이룰 때, 주성치는 유덕화와 함께 홍콩에 남아서 그 곳을 지켰고, 모두들 그들을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간도>와 <소림축구>로 이들은 다시 태어났고, 홍콩을 되살렸다. 주성치는 이제 시작이다. <쿵푸 허슬>은 전세계가 이제 주성치의 영화들을 보며 포복절도할 날이 얼마 안 남았음을 알려주는 영화이다.
단, 오맹달이 출연안한 것은 매우 안타깝다. 그것이 별 반개를 제외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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