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야부이케 고로는 국회의원을 인질로 잡고 농성중인 청년을 설득하려 하지만, 범인은 ‘세계의 법칙을 회복하라’는 알 수 없는 메시지를 남기고 죽는다. 결국 야부이케는 범인과 인질 모두 죽고마는 최악의 사태에 대한 책임과 알 수 없는 메시지에 대한 혼란스러움 갖고 휴가를 떠난다. 그리고 그는 무엇에 이끌리기라도 한 듯 처음 보는 숲으로 들어가고, 그 곳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발견한다. 이 나무를 카리스마라고 부르며 돌보고 있는 키리시마는 강한 것만이 살아남는 숲의 법칙에 의해서 앞으로 숲에서 카리스마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삼림청에서 나온 나카소네는 최근 숲 속의 나무들이 계속해서 말라 죽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카리스마를 벌채하고자 한다. 또 카리스마를 괴물이라고 부르며 베어버리려고 하는 여성 식물학자 진보는 혼자서 살아남기 위해 숲 전체에 독소를 뿜어대는 카리스마를 없애고, 숲 전체의 질서를 회복해야 함을 주장한다.
이상스러운 숲과 그 안에서 이상해진 혹은 이상해져가는 사람들로 투쟁의 장이 되어버린 그 곳은, 디테일한 영상으로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신비로움이 가득한 곳이다. 그곳에 흘러 들어간 야부이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그곳을 떠돌지만, 나무를 살리려는 자와 나무를 죽이고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자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야부이케는 평온하게만 보이던 숲이 법칙과 힘에 의해 기묘하게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에 놀라면서 또 다른 선택을 결심한다.
‘나무에 깃들은 정령’이라는 고전적인 괴담을 차용하고 있는 이 기괴한 이야기는 죽음과 삶이라는 미묘한 균형에 대한 은유이자, 현대사회의 체제와 힘에 대한 대립적인 세계관의 충돌에 대한 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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