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준 (2002-09-09 07:52:57)
'번지 점프를 하다' 이후의 또 한번의 신선한 충격...
비를 피하기 위해 겉옷을 머리에 둘러쓰고 꼭 붙어앉은 두여자와 그 사이에 낀 한 남자..
'두여자와 한 남자라..
또 그렇고 그런 삼각관계를 다룬 유치한 멜로물이겠구나..'
이것이 쇼비가 처음으로 접했던 '연애소설'의 이미지 였다.
영화는 쇼비의 추측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이 곧 청순 가련의 극치인 수인(손예진 분)과 그의 친구인 푼수 오버걸 경희(이은주 분), 그리고 첫눈에 사랑을 느낀 주인공 지환(차태현)을 유치하게 등장 시킨다.
하지만 관객들은 서서히 뻔한 사랑 얘기가 아닌 그 무언가가 이 영화에 들어 있음을 알게된다.
삼각 관계라고 하기엔 다소 어설프서도 사랑 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함을..
그리고 관객들은 극장문을 나서면서 정말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그려지는 청순 가련의 수인은 사실은 마찬가지로 오버한다 싶은 경희를 위한 극적인 대비 요소였음을 알게된다.
즉, 그것은 경희의 숨겨진 진실을 알려주기 위한 그리고 그 진실의 충격을 보다 강하게 전달하기 위한 구성 요소임을 알게된다.
영화 '연애소설'에는 연애소설이라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적인 유치함을
곳곳에 묻어두고 있다.
마치 유치한 줄 알면서도 끝까지 읽게되는 뻔한 연애소설처럼 이 영화는 겉으로는 굳이 그것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듯한 스토리 흐름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번지 점프의 충격 만큼이나 강한 의외의 요소들을 준비해 두고 있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히 자기자신을 뒤돌아 보기 바란다.
'당신은 사랑하면서 한번도 유치해 본적이 없는가 ?
유치한 줄 알면서도 그것을 사랑의 다른 표현 방법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는가 ?'
라고 말이다.
번지 점프에서 못다한 사랑을 다시한번 이루어 보려고 당찬 캐릭터로 나오는 경희역의 이은주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워 보인다.
어떤이는 너무 과장되게 연기 된게 아니냐고 했지만 쇼비에겐 만족스러운 연기로 보이며, 오히려 부족했다면 손예진의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참 느낌이 좋은 영화다.
내 자신이 유치한 줄 알면서도 가끔은 이성 친구 앞에서 재롱을 떨며 행복해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기뻐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유치함 속에서의 행복한 사랑을 엿보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번지 점프를 하다'의 흥행에 버금가는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보고 싶은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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