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멍멍이 (2002-05-22 15:46:53)
나~.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좋은 영화들을 많이 골라보는 사람인데.
예전에 극장에서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A.I.를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때 굳은 결심을 했었다.
'비디오 나오면 빌려 봐야지'라고..^^;
시간이 좀 한가하길래 그 영화를 다시 빌려다가 봤는데..
어후~ 정말 명작였다.
나름대로 '쬐금' 영화를 보는 눈이 트여서 약간의 비평을 할수는 있는데, 정말로 군더더기가 없고, 상황의 전개와 사건들의 유기적인 관계가 잘 짜여진 멋진 영화였다.
그 영화는 본래 '스탠리 큐브릭'이라는 영화의 거장이 계획했던 영화였는데, 그가 죽고 그의 친구 스티븐 스필버그가 자신의 풍부한 영화제작 경험.. sf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서 만든 영화였다.
몇몇 비평가들은 스필버그가 스탠리 큐브릭이 그 영화에서 보여주려는 메시지를 잘 못담았다고 혹평을 했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우수했다.
그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이러한 것이었다.
'만약 기계가 고도로 진보한다면 그 기계는 인간과 같은 감정과 의지와 사랑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기계가 인간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담 이때 사랑을 받는 당사자인 '인간'은 그 기계에 대해서 어떤 "책임"을 가져야 하는가?'
초반에 묘사되는 아주 희망적이고 가능성 풍부한 영화분위기는 이러한 질문에 의해서 점차 회색의 빚을 띤다.
물론 이 영화는 '기계적 메카니즘'이 인간사회에 미치는 폭넓은 영향에 관해 다루지는 않는다.
그것이 바탕이 되기는 하지만, 주제는 '데이빗'이라는 최고로 진보된 인공지능 로봇의 '희망'과 '성취'를 다루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들이 식물인간이 된 이유로 그 대리물이 필요했던 한 부부는 로봇 데이빗을 구입하고 결국 이러 저런 갈등 끝에 데이빗을 자신들의 양자로 삼는 '코드'를 기억시키게 된다.
그로 인해 '생명'을 부여받은 데이빗은 그의 어머니가 된 이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의 감정으로 그녀에게 자신의 생명을 전적으로 의존한다.
헌데 식물인간이 된 아들이 깨어난 직후 데이빗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문제들은 결국 데이빗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처지로 이끈다.(이러한 과정은 어설프게 이뤄진 것이 아니고 정말 치밀하고도 현실적인 묘사과정을 통해서 이뤄진다.)
결국 '어머니'는 양자 '데이빗'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그를 산에다가 버릴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이때 울면서 자신을 밀어 져치는 어머니에 대해서 데이빗이 하는 절규의 말...
"로보트여서 죄송해요.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요"
결국 데이빗은 버려지고 많은 곳을 헤메이는데, 그의 유일한 삶의 희망이지 목표는 그의 어머니의 사랑을 되찾는 것이고,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언젠가 어머니가 잠자리에서 들려줬던 피노키오를 사람으로 만들어줬다는 '푸른요정'에 대한 믿음으로 그녀를 찾기 위한 모든 것을 건 모험에 나선다.
이러 저런 우여곡절 끝에 그는 결국 녹은 빙하로 인해서 물에 잠긴 맨하턴의 놀이 공원에서 푸른요정의 동상을 만나게 되고 무너져내린 잔해에 의해서 갇힌 잠수정 안에서 그 동상을 바라보며 '자신이 인간이 되게해달라'고 빌고 또 빌고를 한다.
하루 이틀이 가고, 잠수정의 헤트라이트 불빛이 꺼졌을 때까지.. 한달 두달.. 일년 이년이 지날때 까지..
그는 엄마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서 푸른요정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소원을 빈다.
영화는 이로 인해서 끝나는 듯 싶더니...
갑자기 생소한 분위기의 화면이 펼쳐진다.
그리고는 그 밑에 자막이 펼쳐진다.
'2000년 후의 빙하기'라고..
헌데 이상한 생명체가 첨단화된 우주선을 타고 모든 것이 꽁꽁 얼어 붙은 도시를 빠른속력으로 움직인다.
그들이 자신들만의 공학기술로 새로 복원하는 인간의 '과거의 생활의 공간'의 어느 한 구석의 깊은 귀탱이에서 그들은 뭔가 특별한 것을 찾아냈던 것이다.
그것은 꽁꽁 얼어있는 상태에서 푸른요정동상을 주시하고 있는 잠수정에 갇힌 데이빗이었다.
외계인은 인간의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데이빗을 통해서 얻고자 했다.
헌데 인간이 만들어낸 로봇 데이빗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어떤 아픔이 있는 듯 했다.
결국 외계인은 데이빗의 정신세계에 들어가서 데이빗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을 밝혀내고, '푸른요정'의 환영을 통해서 데이빗이 원하는 것을 이뤄주고자 한다.
'네 원하는 것을 말하렴 들어주겠다'
'엄마와 함께 하고 싶어요. 엄마를 다시 살려 주세요'
그러나 외계인들은 자신들의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손톱이나 피부조각등의 유전자 샘풀이 있어야 했는데, 인간의 세계가 사라진지 2000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그것을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헌데 데이빗을 따라다니는 인공지능 아기곰인형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뭔가를 뒤적이더니 데이빗에게 건덴다.
그것은 어머니의 친아들의 계략에 속아서 가위를 가지고 자신의 어머니의 머리칼을 잘라냈다가 어머니로부터 점점더 불신을 갖게된 계기가 있었는데, 그때 떨어져 내렸던 머리칼을 아기곰 인형이 챙긴 것이었다.
받아든 데이빗.
그것을 건네며 단호한 어투로 외계인에게 말한다.
'자~ 이제는 엄마를 살려낼 수 있죠!'
외계인들은 이를 받아들이며 데이빗의 수 많은 모험과 고뇌의 보상이 여기서 주워지는 듯했다.
허나...
과거의 시공간을 현재의 다시 재생시키는 유적정보를 통한 재생노력은 한계가 있었다. '딱 한번' 그 대상자가 깨어나서 잠이 들때까지만 그는 존재하며 잠이 드는 즉시 돌아 올수 없는 세계로 빠져든다는 것...
그러나 데이빗은 '하루'동안 어머니의 사랑을 마음껏 독차지 하고, 그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2000년의 세월을 통한 그의 모험에 대한 보상은 이로서 충분했다.
그는 어머니가 침대에서 잠을 청하며 영원의 세계로 빠져들때 그녀의 속을 꽉 쥐고 그녀를 따른다.
한번 본 영화였는데도 불구하고 그 스토리 전개와 서사성과 잔잔하고도 슬픈 분위기에 매료가 되었는지, 영화가 끝난 후에 소리 죽인 서러운 눈물이 질질이 흘러 나왔다.
정말 내가본 최고의 명작이라고는 말할수 없을 지라도, 정말 영화를 보고 그렇게 서러웠던 적은 없었다. 그것도 두번이다.
여러분들에게 추천해본다.
비데오방으로 가 보시라.
http://my80.w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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