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피> 아무말 없이 다가온 그녀...

리뷰

<성스러운 피> 아무말 없이 다가온 그녀... :::

이윤형 | 2000년 11월 30일
조회 1819

아무 말 없이 다가온 그녀. .

거꾸로 선 가족사

나는 수염을 달고 있었고 그녀는 하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 곁에 항상 머물러 줄 것 같지 않은 그녀의 신비함. . 난 투명인간이 되어 영원히 그녀 곁에서 행복하리라. .

아버지는 mother를 聖女로 만드셨다. ..

정신병자들의 탄압에 성녀의 성당을 잃어버리신 mother. .
이젠 성녀의 피를 만질 순 없지만 아버지는 mother를 성녀로 만들어주셨다. mother는 아버지의 칼에 두 팔을 잘리셨다. 이제 mother는 성녀가 되셨다. .

나는 피닉스로써 남자가 되었다. .

아버지는 내 가슴에 엄마를 성녀로 만든 그 칼로 피닉스를 새겨 주셨다. 이로써 나는 남자가 되었다. mother를 성녀로 만든 아버지처럼 나도 남자가 되었다. .

mommy는 나를 불렀고 나는 mother가 되었다. .

정신병자들 틈에서 mommy는 나를 꺼내주었다. . 그리고 나는 성녀가 되신 mommy의 팔이 되어 mother가 되었다. . 이제 나의 팔은 mother이고 mommy는 성녀이며 동시에 mother가 될 수 있었다. . 이제 나는 두 팔로 성녀의 모든 것이며 사랑하는 mother를 부르리라. .

이제 성녀를 증오한다. .

mommy는 내게 mother가 되기를 강요하신다. 내 두 팔은 언제나 나의 것이 아니다. 더 이상 mommy는 mother가 아니며 성녀도. . . . . . 아니다. .
이제 나는 하얀 얼굴의 그녀에게 조용히 다가가 어루만질 수 있는 두 팔을 원한다. . 그녀가 없다면 마음속의 그녀에게 아름다운 두 팔로 사랑을 전하고 싶다. . 더 이상 나는 남자도 피닉스도 원치 않는다. . 다신 누구에게도 칼을 던지고 싶지 않다. .

그녀가 다시 조용히 다가왔다. .

여전히 어릴 때의 그 하얀 얼굴로. .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 그녀는 내게로 다가왔다. .
나. . 투명인간이 될 순 없어도. . 그녀의 곁을 영원히 지키리라. . 다시 돌아온 아무 말 없는 그녀. .

그녀를 죽일 수는 없다. .

제발. . 제발. . 그녀에게만은. . 내 두 팔이. . 아름다운 두 팔이. . 그녀에게만은 사랑의 대상이기를 바랬는데. . 악녀(惡女)는 또다시 내게 그녀를 죽이라고 강요한다. . 악녀는 아무 말 없이 있는 그녀 앞에서 mommy로 변해버리곤 내게 그녀를 죽이라고 명한다. .
안 된다. .
이 두 팔은 나의 것이다. . 악녀를 mommy로 만들어 그녀를 닮은 사람들을 죽이는 쓸모 없는 것이 아니다. . 그녀를 죽일 수는 없다. .

그녀는 내게서 허상(虛想)과 피닉스와. . 남자를 날려 보내주었다. .

나는 악녀를 죽였다. . 나의 팔은 그녀의 사랑과 믿음 앞에서 비로소 나의 것이 되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내게서 허상들을 없애주었고. . 피닉스를 날려 보내주었으며. . 가식적인 남자 역시 날려 보내주었다. . 이제 나는 실재(實在)를 볼 수 있으며 두 팔을 높이 쳐들 수 있다. .

주를 향하여 손을 펴고 내 영혼이 마른 땅 같이 주를 사모(思慕)하나이다 여호와여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내 영혼(靈魂)이 피곤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