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지점프를 하다> 이병헌, 이은주의 사랑의 키스 :::
라인지기 | 2000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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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어둠이 육사 캠퍼스에 내릴 무렵, 멀리서 들리는 기차 기적소리에 맞춰 <번지점프를 하다>의 특별한 촬영이 시작되었다. 이날 촬영은 주인공 인우(이병헌 분)와 태희(이은주 분)의 안타까운 키스씬 장면이었다.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게 된 인우와 태희. 그러나 인우의 군입대로 인해 잠시 이별을 해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착찹한 심정으로 고개 숙인 인우에게 태희가 안타깝게 얼굴을 쓰다듬으며 키스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 장면 이후 인우와 태희가 17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이별하게 되어있어 이날 촬영은 더 특별하고 애틋한 분위기였다.
추운 날씨에도 촬영은 원활하게 진행되었지만, 태희와 인우의 입술이 마주칠 때 운명의 신호처럼 지나가야 하는 기차가 문제였다. 이 기차는 무려 한시간 간격으로 한 대씩만 지나갔기 때문에 한번 NG가 나면, 한시간을 꼬박 이 기차를 기다려야만 했다. 덕분에 이은주와 이병헌은 본의 아니게 계속 뜨거운 키스를 나누어야만 했는데, 이를 지켜보는 스탭들도 모두 얼굴이 발그레 상기되어 N.G가 날 때마다 꿀꺽 침을 삼켰다. 계속 N.G가 나자 긴장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이병헌이 "나 또 군대 가야돼?"라며 잠시 너스레를 떨자, 추위에 경직되어 있던 스텝들의 분위기가 "와~"하고 부드러워졌다. 역시 오랫동안 연기경력을 쌓아온 이병헌이어서 그런지, 그는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고 있었다. 또한 어색해 하는 이은주를 위해 애틋한 감정을 표현할 때의 표정과 느낌을 설명하는 등 연기에 대한 진지를 자세를 보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작 촬영에 들어가자 어색해하던 이은주가 오히려 이병헌을 리드하며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는 것. 한 번에 보기 아까워서, 이병헌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바라보는 이은주의 시선엔 태희의 사랑이 애틋하게 묻어나고 있었다.
몇 번의 생을 살아도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랑을 다루고 있는 <번지점프를 하다>는 독특하게 퓨전 멜로라는 장르를 선택하고 있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83년 인우를 사랑했던 태희는 17년이 지난 후 전혀 다른 이의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고 그들의 사랑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조금 생소하게 들리는 퓨전 멜로라는 장르는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오버랩되고, 두 갈래로 나뉘었던 사랑이 끝에서는 하나로 모아지며, 멜로 안에 미스터리한 구성을 품고 있는 이 영화의 특색에 따라 붙여진 것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장르인 만큼 관객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 벌써부터 그 결과가 기다려진다. 1월 20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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