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itation of Life | | | | |
 한나라, 제발 죽어라 :::
양유창 | 2001년 04월 27일
조회 7737
오늘 생애 처음으로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다. 소위 '디지털한나라'라는 그곳.
4.26 재보선에서 영남과 서울을 따낸 한나라당의 자축인사말이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사이트는 모던한 디자인과 지극히 새마을운동적인 이미지들이 합쳐져 이상한 문양을 이루고 있었다.
SUCH IS LIFE
한나라당, 제발 좀 없어져주라. 나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수록 점점 불안하다. 혹시라도 이회창이 대통령이 될까봐서다. 혹자들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그 밥에 그 나물 아니냐고 하실텐데, 그 말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누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생각은 안일하다 못해 치명적이다.
엊그제 박노항 원사가 체포되었을 때 '야당파괴 음모론'을 대변인 성명으로 내놓은 당이 바로 한나라당이다. 개혁 3법에 대해서는 철저히 반대하고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하자 표결에 필요한 의족수도 채워주지 않겠다는 당이 한나라당이다. 돈세탁방지법에서 계좌추적권을 빼자고 우기는 당이 한나라당이다. 김치찌개에서 김치 빼면 뭐가 남는데? 그동안 전혀 노동자 편에 있지 않다가 대우자동차노조 경찰 폭력사태가 일어나자 갑자기 마치 지금까지 노동자들과 한편이었다는 듯이 경찰청장 사퇴하라고 운동하는 집단이 한나라당이다. 한마디로 반대급부로 표가 되는 일이면 뭐든지 하는 집단이다.
한나라당이 이삼분으로 분열해서 없어지는 그날, 우리 정치 또한 바뀔 것이다. 사실, 두리뭉실한 얘기지만, 정치가 그 나라의 국민성을 반영한다고 할 때 한나라당의 존재는 우리 국민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되면서 그저 감정적인 것 때문에 한나라당을 찍는 사람들이 있는 한, 정치발전은 요원하다. 심지어 지난번 총선에서 울산 지역 유권자들조차 민주노동당을 찍는 대신,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한나라당을 찍었다. 영남 주민들은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된다고 한나라당을 찍는 것일까. 한나라당이 100원짜리 한 개라도 갖다준 적 있나. 옆에 놈 50원짜리 못가져가게 하려고 그러는거라면, 왜 그렇게 노력하고서도 그 50원짜리마저 가져오지 못하는걸까? 그저 오래두고 가까이 사귄 친구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며 찍어주는건가. 그러다가 망해버리면 개인택시라도 한 대씩 뽑아줄 생각들인가?
사실, 필자도 안다. 대한민국 선거판이 더럽다는 것을. 아직까지 조폭이나 힘의 논리가 공공연하게 선거에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어떤 때는 정말 쳐다보기도 싫다.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을. 도대체 누가 쳐놓은 울타리인지 모르겠지만, 겨우 몇 해를 산 필자는 그 울타리가 징글징글허다.
새천년민주당에 대해 말하라고 해도 필자는 한나라당에 했던 것과 비슷한 얘기를 했을 것이다. 절대 이인제, 김중권 등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여러 대의원들에 권력이 분산되어 당론 하나 제대로 정하지 못하는 참으로 우유부단한 정당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천한 컬럼을 통해 두 당을 모두 까대는 것보다 한 당을 더 조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양비론'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할 대상 1호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문과 방송에서 예술적으로 써먹어온 '양비론.' 사실 시간낭비 지면낭비 아닌가. 모두 싸잡아 비판해서 어쩌자는 건가. 모두 죽어버리자는건가. 제일 나쁜 놈 한 놈만 죽어도 사회는 더 활기차고 살기 좋게 변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것이 바로 한나라당이다.
김덕룡을 믿지 않지만, 그나마 그가 주축이 된 계보에 더 힘이 실리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이회창의 입지가 줄어들기를 기대한다. 한나라당이 조각나길 바란다.
盜商不二(도둑과 장사꾼이 다르지 않다)
盜政不二(도둑과 정치인이 다르지 않다)
(*SUCH IS LIFE: 아르투로 립스테인의 영화제목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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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BLOG: rayspace.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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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ers' Comments | | | | |
 | 양유창 님~ klarie(박혜명) - 2001/06/11
| | 언제 읽어도 님의 글은 만족스럽습니다.
글쓰는 걸 좋아하는 저는, 다른 사람이 쓴 좋은 글을 읽을 때 제가 쓴 글도 아니면서 혼자 뿌듯해 하곤 하는데, 님의 글을 읽을 때 그런 느낌이 많이 드는 군요.
특히 영화평이 읽기 좋은 것 같습니다. 글에 담긴 생각도 명쾌하지만 그것을 담아내는 문체도 그것만큼 명쾌합니다. 정갈하달까, 뭐 그런 느낌이 드네요.
민망하시죠? ㅋㅋ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추신: 제도 윤영호님처럼 씨네라인이 유명해졌으면 하고 바랍니다. 그게 안되면 양유창님의 글이라도 오프라인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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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klarie(박혜명) - 2001/06/11
| | | 윤영호님이 아니라 이윤형님이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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