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산고> 컬트영화로 남기를 바라며.. :::
원호성 | 2001년 12월 08일
조회 4188
올해가 시작될 때 강우석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올해는 싸이더스가 지난해의 부진을 한풀이 하는 해가 될것이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와 <인디안썸머>, <무사>, <봄날은 간다>까지 올해 싸이더스의 라인업은 영화공개전의 지명도에 비해서 많이 부족한 성적을 냈지요. 그럼 싸이더스의 마지막 출사표인 <화산고>는 과연 어떨까요?
먼저 결론부터 과감히 말하자면 <화산고>는 컬트영화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많은 이가 <매트릭스>와 <와호장룡>의 액션미학에 경배를 바쳤듯이 <화산고>의 액션 스타일은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입니다. 이것은 비단 한국영화라서 하는 인사성 멘트가 아닙니다. 동양무학의 절정인 기(氣)를 바탕으로 한 무협의 세계를 화면에 펼쳐놓은것은 현재 테크놀로지의 절정이지요. 그리고 분명 <화산고>의 이런 면에 컬트적 추앙을 받드는 무리가 생겨나리란 것입니다. <무사>의 액션미학이 독보적인 경지이었음에도 전혀 인정 못받은채 사장된것을 생각하면 <화산고> 만큼은 그렇게 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화산고>의 상상력은 놀랍습니다. <매트릭스>가 총알 피하는 장면과 고속프레임촬영으로 눈을 즐겁게 했다면 <화산고>에서 기의 움직임을 여러모습으로 형상화시킨 움직임 역시 상당히 신선한 충격입니다. 또한 무협지의 세계에서 느낄수 있는 계속되는 대결구도와 특유의 과장은 <비천무>에서는 느낄수 없었던 신선함이기도 하죠.
 장혁(A)과 신민아 등 영화계에선 거의 신인급에 가까운 배우들이 출연한 주연진도 신선합니다. 물론 대사처리등에서 상당히 불안한 모습이 엿보이긴 하죠. 하지만 무협영화의 특성상 어색한 문어체 말투가 결정적 흠일수는 없다고 봅니다. 신인급 배우들의 빈 공간을 변희봉과 윤문식, 이무현등의 탄탄한 조연진이 뒤를 받치며 코미디의 양념을 곁들여 내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김수로와 허준호의 존재는 영화속에서 독보적입니다. 그간 충무로의 조연을 떠돌던 김수로는 <달마야 놀자>에 이어 <화산고>로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었고, 허준호 역시 절대강자인 학원 5인방의 우두머리로 강인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영화의 중반이후를 휘어잡습니다.
그러나 아쉬운점은 무협지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만화적 코드와 상상력들을 무리없이 받아들이겠지만 무협지에 익숙치 않은 관객에겐 지루함을 줄수 있다는 점이죠. 또한 특수효과는 초반에는 대단해보이나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면역이 되어서 후반부의 운동장 결투장면은 실제로는 완성도가 높음에도 시시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리고 시나리오에서도 몇몇 아쉬운 흔적이 발견됩니다. 송학림등의 캐릭터가 후반부들어 존재감이 없어지는 그런 점이나 빠른 커트분할에도 의외로 지루하게 느껴지는 중반부의 구성등이죠. 그러나 <화산고>의 시나리오는 무협지의 전형적 공식에 충실했습니다. 시나리오적인 재미는 상당한 수준이죠. 역시 문제는 무협지를 읽은 관객에게만 친절할수 있다는 점일까요?
 아까도 말했듯이 <화산고>는 컬트영화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물론 영화 제작비를 감안할때 많은 관객이 보는 영화가 되어야만 되겠죠. 물론 <화산고>는 흥행에 충분히 성공할듯 보입니다. 그러나 무협이라는 장르가 많은 이에게 어필하는 장르는 아니란걸 감안할때 <화산고>만큼은 대중영화라기 보다 컬트영화로 남는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보태기: 컬트영화란 장르의 정의가 한국에선 참 애매하죠. 그냥 매니아적 취향을 지닌 이들에게 숭배받는 영화 정도로 해석하면 큰 무리는 없을듯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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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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