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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itation of Life


<빅 피쉬> 거짓말쟁이 :::


양유창 | 2004년 02월 18일
조회 7750



참 의외였습니다.
팀 버튼이 휴먼드라마를 찍다니요.

<화성침공>에서 냉소적으로 인류를 파괴하던 그가, <혹성탈출>에서 무표정한 전사를 그려내던 그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리다니 참 신기합니다.

딱 한 번 있었지요.
<가위손> 말입니다. <프랑켄위니>부터 시작하는 필모그래피에서 이제 따뜻한 영화는 <가위손>과 <빅 피쉬> 딱 두 편이 되었습니다.

팀 버튼식 상상력을 갈망하는 분들에게 이 영화는 다소 시시한 영화일지 모릅니다. 이 영화는 단지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부자간의 사랑을 보고 싶은 감성적인 관객들만을 만족시킬 뿐입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더 맞는 프로젝트처럼 보입니다.

스코틀랜드 태생의 이완 맥그리거가 미국인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연기합니다. 그래서 영국식 액센트도 전형적인 미국 남부지방의 액센트로 바뀌었습니다.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는 이 역할에 잘 어울립니다.

덩치가 큰 남자 칼, 애꾸눈 마녀 헬레나 본햄 카터, 서커스 단장 대니 드 비토, 천국같은 유령 마을의 스티브 부세미, 중국의 쌍둥이 여자들 등등 모두 조금씩 등장하지만 아주 인상적인 캐릭터들입니다. 전체적인 등장시간을 계산해보면 그래도 주요 조연급은 될테지만, 영화가 플래시백 구성을 띄면서 현재와 과거를 반복하는 관계로 감초처럼 재미있을 만하면 사라지곤 합니다.

팀 버튼에 대한 들뜬 기대감만 빼면 이 영화는 참 잘 만든 영화입니다. 우연히 전쟁이 터지고 북한 병사가 나와 "누구냐 거기"라는 대사를 읊고 쓰러지는 장면은 영화 제작진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남한 관객인 저를 안타깝게 하지만 이 영화의 보편적인 주제인 '아버지'를 설명하는데 있어 큰 방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왜 이렇게 인생이 재미가 없을까?" 나이가 들수록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아주 평범한 상황도 '빅 피쉬'가 되어 그럴듯하게 과장해내는 영화 속 아버지를 위해 이 영화는 또하나의 '빅 피쉬'가 될 수 있으니까요.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BLOG: rayspac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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