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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어드바이저 - 고경모 :::
“어설픈 총잡이는 이제 그만!”

정미래 | 2002년 11월 24일
조회 5328


“영화는 허구의 세계를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그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진실이라는 리얼리티는 필수입니다.”

‘액션영화’의 외피를 입고 있는 영화들은 대부분 허구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지만, 그 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정확한 고증에 의한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 것이 바로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영화계 최초의 ‘밀리터리 어드바이저’ 고경모(31)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는 <쉬리> <2009 로스트 메모리즈>에서 군사자문 및 복장디자인-제작, 총격씬 지도 등을 맡으면서 서서히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한창 촬영중인 <데우스 마키나> 작업에 참여 하고 있다.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며 각종 총기류와 군ㆍ경 장비에 상당한 애착과 전문적 지식을 겸비하고 있는 밀리터리 전문가 고경모씨. 전쟁영화나 액션영화 마니아지만 직접 ‘영화인’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그가 ‘밀리터리 어드바이저’로서 영화판에 발을 들여 놓게 된 계기는 그야말로 ‘우연’이었다.

지난 97년 영화 <퇴마록>이 한창 제작중일 때의 일이다. 광신도들의 집단자살현장에 대규모 경찰특공대가 투입되어 아기를 구출해내는 장면을 촬영할 당시 제작비 절감과 더불어 좀더 리얼하고 효과적인 경찰특공대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실제 서바이벌 게이머들과 그들의 장비를 동원했다. 그 때 고경모씨는 엑스트라로 출연을 하게 된 것.

<퇴마록>은 ‘한국형 액션블록버스터’라 불리며 당시로서는 장르적으로나 엄청난 제작비로 보나 상당히 새롭고 파격적이었다. 그 때 상당히 많은 인원의 서바이벌 게이머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했는데, 고경모씨는 앞으로 제작될 영화들에 있어서 좀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시스템을 갖춘 군ㆍ경장비와 엑스트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서바이벌게임협회를 통해 엑스트라와 장비 동원을 자신이 맡아서 하겠노라고 제안 했다. 그 이후로 그는 전문적 지식까지 살려 한국 영화계에서 본격적인 ‘밀리터리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게 됐는데, 시작은 바로 <쉬리>의 군사자문과 특수의상 담당을 하면서부터였다. 완성도나 흥행 면에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물꼬를 튼 <쉬리> 작업 이후 고경모씨는 점점 더 많은 일을 하게 됐다.

얼마 전 <2009 로스트 메모리즈>에서는 경찰특공대의 건물 진압 시 행동을 조언하는 등의 단순한 자문을 뛰어 넘어 촬영현장에서 연기자들의 전반적인 총기 자세 교정을 포함한 액션의 동선까지 지도하는 무술감독 역할도 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극중 JBI 특수수사요원 복장의 디자인까지 했는데, 그가 바로 시나리오상의 일본 연방수사국 ‘JBI’ 조직을 직접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기본자세가 잘 나오면 그 것처럼 멋있는 게 없죠.”

영화의 내용 상 총을 들고 연기해야 하는 씬이 많은 <2009 로스트 메모리즈>에서 그는 배우들에게 총을 어떻게 멋있게 잡는지, 총을 들고 취하는 액션 연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일주일 동안 세밀하게 지도했다. 무엇보다 총을 잡는 기본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총을 옆으로 쏜다던지 혹은 점프 하면서 쏜다던지 하는 오버 액션은 할 필요가 없다”며 “일부러 멋있게 찍으려고 그런 액션을 취하는 것은 극의 리얼리티를 상당히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액션영화의 경우, 액션을 미화시키거나 주인공을 영웅화 시켜 표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표현 방식이 영화의 전체적인 사실성을 절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고경모씨의 생각이다.

“액션 영화를 찍는 감독들은 대부분 총만 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감독이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기 액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자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겁니다. 기본만 하라고 하면 대부분 감독들은 일단 별로 안 멋있는 것 같다고 말하죠. 무조건 멋있게 찍으려고만 하는 건데, 그게 바로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것이죠.”

고경모씨 말에 따르면 헐리웃은 극의 리얼리티를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데,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경우 촬영 전 3개월 동안 배우들이 레인저 트레이닝 코스(레인저부대 훈련)를 받았다고 한다.
“그 만큼 전쟁 속 군인들의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러나 한국영화는 소수의 스타 배우에 의존하다 보니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서 3개월 동안 합숙 훈련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합니다. 우리나라 배우들은 워낙 바쁘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총기자세 교정 받는 것도 겨우 했어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최대한의 투자와 더불어 리얼리티를 살리는 노력과 투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밀리터리 어드바이저’라 불리는 직업은 아직까지 한국영화계에 실재하지 않는다. 물론 약간의 고증 정도는 해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고경모씨처럼 현장에서 직접 뛰는 어드바이저는 이제껏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고경모씨는 선구자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한국 액션영화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고경모씨가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을 듯 하다.






정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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