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루션 (Lord of Illusions) :::
김진성 | 2001년 09월 04일
조회 8460
감독 - 각본 - 제작 - 원작 : 클라이브 바커(Cilve Barker)
주연 : 스콧 바쿨라(Scott Bakula), 케빈 제이 오코너(Kevin J. O'Connor)
국내출시 : MGM/UA
판매원 : SKC
러닝타임 (감독판 / 미국판 / 한국판 커버 / 한국판 실제) : 120분 / 109분 / 110분 / 120분
제작 / 출시 : 1995년 / 1996. 8. 1
이전의 글들에서 말한바와 같이, {클라이브 바커}는 호러 소설과 영화계에서 대단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면서도, 정작 그 자신이 감독한 영화는 딱 3편에 그쳐 많은 애호가들을 아쉽게 만들어왔는데, 오늘 소개하는 [일루션]은 그중 3번째 작품으로써 현재까지 {클라이브 바커}의 '마지막 감독 작품'으로 남아있는 영화다. 현재 {클라이브 바커}는 PC용 3D 액션게임 [언다잉(Cilve Barker's Undying)]의 대성공으로 인해 오히려 게임계에서 맹활약할 가능성도 갖고 있으니, 앞으로 그가 '감독'할 영화를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을듯 싶고, 때문에라도 이 영화는 더욱 더 많은 가치를 갖고 있다. 사실 그의 2번째 장편 영화였던 [나이트브리드]가 별로 잘 나온 영화가 아니고, [일루션]의 국내 지명도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국내에서는 이 영화의 감독이 {클라이브 바커}라는 사실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도매급으로 쌈마이 취급을 받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은 점들을 지니고 있는 '평작 이상'의 영화다.
우선 이 영화는 '탐정' + '마술' + '사이비 종교' 들의 요소가 잘 녹아들어가 있는, 아주 특이한 내용과 분위기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저중에서 한 소재만 갖고도 장르의 걸작을 뽑아낼 수 있고, 어설픈 크로스오버가 오히려 영화를 말아먹는 경우도 많이 봐왔지만, 다행히도 명장 {클라이브 바커}는 저 요소들을 오밀조밀하게 짜맞추어 상당히 새롭고 특이한 영화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지만, 오히려 '너무 낯설다'는 이유로 평가절하 당하기도 한다.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탐정이, 솜씨 좋은 마술사의 힘을 빌어, 사이비 종교의 흑마법과 싸운다면 어떻게 될까?" 장르 문학과 영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볼 수 있는 생각이고, 뭇 일본 만화에서 한번쯤은 시도될법도 한 내용이긴 하지만, 그 완벽한 해답이 여기 있다! 다른 사람이 손대면 허접해질 가능성도 있는 조합이지만, {클라이브 바커}가 손대면 역시 뭔가 달라지게 된다!
다음으로 이 영화에 사용된 음악들은, 출시판 커버의 뒷면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영국의 테크노 계열 전문 레이블 뮤트{Mute}의 음악인들이 수고해줬다. 물론 '스코어' 말고 '사운드트랙' 얘기다. 때문에 미국 호러들이 주로 사용하는 '헤비메틀'이나 '클래식 스코어'와는 사뭇 다른 맛을 주고, 특히 테크노 팝 듀오 이레주어{Erasure}의 곡이 등장하는 '매직 클럽'의 장면과, 국내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무시무시한 여성 보컬리스트 디아만다 갈라스{Diamanda Galas}의 엔딩 크레딧 음악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임팩트를 던져주지만, 현재 아마존 등지에서 이 사운드트랙은 리스트조차 찾아볼 수 없는 절판 상황이라, 사뭇 아쉬움을 던져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스콧 바쿨라{Scott Bakula}는 국내에서도 인기 많았던 TV 드라마 [광속인간 샘(Quantum Leap)]의 주연이기도 하기 때문에, 친숙한 얼굴이 '흑마법과 싸우는 탐정'역을 맡는다는 점에서도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놀랍게도 [일루젼]은 한국에서 '극장 개봉'까지 감행해 소문을 들은 뭇 애호가들의 무릎을 꿇게 했고, 출시 비디오 커버에는 '{클라이브 바커} 원작'이라는 문구까지 집어넣는 정성을 기울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극장의 흥행과 비디오의 판매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고, '[헬레이저]의 {클라이브 바커} 원작/감독/각색/제작'이라는 문구까지는 적혀있지 않아 홍보 면에서 약간 아쉬운 느낌을 주기도 했다.
한국판 비디오의 러닝타임은 110분이라고 적혀있지만, 실제로 돌려보면 120분이 돌아간다. 미국의 경우 일반판은 109분이고 감독판은 120분인데, 한국의 극장 개봉은 일반판으로 건 반면 엉뚱하게도 비디오는 감독판이 들어온듯 싶고, 특히 [일루션]은 한국의 뭇 비디오 떨이점에서 얼마든지 싸고 쉽게 구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한국의 애호가에게는 그 기쁨이 배가 될듯 싶다. 아주 약간의 1-2부분 장면 단축이 있을뿐, 매우 황당한 부분까지 그대로 보여주니 삭제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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