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스케치> 그리운 청춘들에게

숨겨진 영화를 찾아서

<청춘 스케치> 그리운 청춘들에게 :::

노처녀 | 2001년 12월 31일
조회 7137

이제 조금 있으면 졸업시즌이다. 대학교 졸업시즌이 끝나면 많은 사람이 사회로 빠져나갈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그럭저럭 살만한 회사원, 실직자 내지는 애기 엄마 아니면 그냥 놀고 먹는 백수가 된다. 애기엄마가 되면 어떻고 백수가 되면 어떠랴 이제 나는 사회인인데. 사회인이란 자유를 만끽하고 산다는 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 고등학생들이여 너희들은 그런 우리들의 마음을 아는가?

나도 한때 사회인이라는 것을 너무나 동경해 왔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거. 이제 더 이상 부모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나도 미쳐 버릴 듯한 게 바로 사회인이다. 밖에서 나가 놀아도 어느 누구와 무엇을 하든 사람들은 괴이치 않는다. 나는 이런 자유를 동경한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뭘하고 살려고 그런 여유스러운 발언을 하냐고? 선택의 여지 거의 없다. 사회 편입을 강요받을 뿐이다. 그렇다면 인정받는 직장을 얻어 새 삶을 시작하면 마음속의 불만이 다 풀릴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하지만 부모 세대를 보면 거기에도 별 희망은 없는 것 같다. 그들의 가정은 엉망이고 열심히 일한 후 얻는 것이라곤 고작해야 질병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기 마음에 차는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거의 없다.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면 할 수록 조금씩 자기 희망을 접어야 한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직장을 얻어서 나한테는 엿 같은 것일 뿐인 그 일에 굴복했다는 이유만으로 금도금 시계 하나와 고환염을 타 가지고 퇴직할 때까지 앞으로 20년간 거기서 썩으라는거야? 내 생에 그런 일을 없을 테니까 안심해도 좋아.'

어떻게든 살아갈 수는 있다. 기대치를 줄이면 기쁨도 커진다. 꼭 정해진 곳에서만 행복을 발견하라는 법 있나. '이것도 다 소용없어. 모조리... 꼭 무의미한 비극과 도피 중에서 제비 뽑는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사소한 것들을 즐기지. 치즈 조각, 좋지, 비오기 10분 전의 하늘, 네가 깔깔 대고 웃고 나는 기대앉아 카멜 스트레이트를 피우며 내가 만든 용해물을 타고 오르는 순간...' '이봐 레이니, 이게 우리에게 필요한 전부야. 담배 몇 모금, 커피 한 잔, 약간의 대화. 너와 나 그리고 5 달러.'

너무 낭만적인 말들뿐일까? 하지만 우리는 이런 발언을 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왜냐? 우리는 아직 이십대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니까. 어느 무엇을 하든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여유 있는 농담을 던지고 지금 그다지 무엇을 하지 않아도 기분은 늘 여유 만만이다.

노처녀는 <청춘 스케치>를 보고 이십대에게 발악을 한다. 지금 나가도 당신은 실직자가 아닌 자유인이라고. 지금부터 무엇을 하든 다시 시작한다면 당신은 꼭 성공할 수 있을꺼 라고.. 이번 년도에도 여지없이 취업 대란 속에서 우리는 허우적댈 것이다. 괴로움에 머리를 박박밀고 군대나 가볼까 라고 생각도 해보고 확 결혼이나 해버려? 라는 급급함도 생기겠지만 염려 마시라

우리는 아직 그러기에는 인생이 여유가 있으니까?
이 말을 들은 저 먼 삼십대 아줌마 아저씨가 말한다. 야 너희들은 나이 안 먹는 줄 아냐? 이제 조금 있으면 너희도 우리 같은 삼십대가 된다. 머리 홀랑 까지고 뱃살이 축축 늘어서 애새끼들 생각하고 쪼잔한 월급에 이빨을 가는 그런 삼십대를 너희는 겪고 싶은가? 그런 생각하기 전에 얼른 돈을 벌어!!!

후~~~ 이런 발언들이야말로 우리를 감옥에 가두는 말이 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노처녀는 이십대 후반의 서태지의 노래 컴백홈을 들으며 위안을 느낀다. 우린 아직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자 올해 졸업 하는 졸업생들이여. 컴백 홈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이라도 어디로 튀어가 무언가 하지 않아도 된다. 무언가 자신의 희망이란 단어만 머리에 품고 다니면 언젠가는 너의 미래는 쫘악~ 펼쳐지게 된다. 희망을 가져라. 젊은이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