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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영화를 찾아서


<기쿠지로의 여름> '기타노 월드'식 동화 :::


윤현호 | 2003년 12월 19일
조회 4975


<기쿠지로의 여름>은 엄마 찾아 삼만리 방랑길을 떠나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아저씨 한 명이 더 있네요. 소년을 무사히 데려다 주겠다며 동행하긴 했는데, 글쎄요... 소년보다 철이 덜 들어 보이거든요. 하여튼, 소년과 아저씨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기타노를 버리고 다케시를 취하다.

<기쿠지로의 여름>에서 기타노 다케시는 이른바 '기타노'적인 스타일과 작별을 고합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로드무비'라는 캔버스를 가져왔다는 점. 형식적으로 꽉 짜여진 포맷에서 이야기를 풀어 가는 건 기타노에겐 새로운 도전입니다. 캐릭터들의 변화도 있네요. 언제나 이야기의 중심 축이 되었던 조직원이나 경찰은 슬그머니 빠지고 꼬마 아이를 비롯한 선량한 사람들이 맨 앞에 섰습니다. 거기다 이미 전매특허가 되버린 기타노식 폭력장면도 보이지 않군요.

전혀 폭력적이지 않은 <기쿠지로의 여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타노 영화입니다. 언제나 자신을 페르소나로 등장시켜 왔던 비트 다케시의 존재 때문이기도 하고 그 설렁설렁한 유머 때문이기도 하겠네요. 하사이시 조의 서정적인 음악도 빼놓을 수 없겠고요.

<기쿠지로의 여름>에서 기타노 감독은 "나라고 언제나 머리에 총알이나 때려박는 영화만 찍는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엄마 찾아 떠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아이의 시점으로 어른들의 세상을 보려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생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죠. 어설픈 감상주의는 결코 기타노가 취할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는 어른이 바라보는 어른들의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집을 잘못 찾았다며 어머니의 부재를 둘러대는 기타노의 어설픈 변명에 아이는 속지 않습니다. 위로해 주는 기쿠지로와 일당들의 장난에 즐거워하지만 아이의 우울한 얼굴은 밝아지지 않습니다. <기쿠지로의 여름>에서 어머니의 부재를 깨닫게 되는 소년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잊거나 외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인정해 버립니다. '기타노 월드'에 사는 아이들은 그렇게 세상에 적응해 가는 거죠.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중 유일하게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등급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타노식의 진중한 무게가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TIP

●● 기쿠지로는 기타노 다케시의 실제 아버지 이름이라고 합니다.






윤현호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면서 '바람'의 존재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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