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면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고통이다. 더군다나 거리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연인들을 보는 고통이라니. ( 사,사실 탁군은 그런 고통을 느끼는 부류가 아니라 고통을 주는 부류...켁! )
그런 날은 괜히 스트레스에 온 몸을 뒤흔들며 연인들을 향해 저주의 주문을 외우며 돌아다닐 것이 아니라, 집에서 철지난 비디오를 빌려보며 긴긴 겨울밤을 나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영화가 좋을까? 물론, 우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들이 한겨울에 어울리는 메뉴이겠지만 모든 걸 잊고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을 웃게 만들어주는 영화는 어떨까?
그렇다면 어째서 탁군은 많은 사람들이 호러라고만 생각하고 있을 <체리 폴스>를 들고 나온 것인가.
사실, 때때로 호러 영화중에서 감독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보는 이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영화 <체리 폴스>는 감독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역시나 맘껏 웃으며 즐길 수 있는 호러 영화이다.
사실 슬래셔라는 장르는 이미 스크림을 필두로 과거의 장르의 밥칙이 많이 깨어졌다. 그리고 그 깨어진 장르의 법칙을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세우기도 했다. 이 영화 역시 그러한 <스크림>류의 슬래셔 영화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영화이다.
더이상 슬래셔라는 장르에서 여자주인공에게 처녀성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아니,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처녀만 골라죽이는 살인마가 등장하게 된다. 살인마가 처녀만을 골라죽인다는 사실을 알아낸 여주인공의 아버지( 경찰서장이다 ) 가 주인공이 처녀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 눈빛에 확연히 드러나는 실망감은 그야말로 압권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영화의 신선함은 이런 기본 설정 외엔 사실 별다른 것이 없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미 스크림 이후에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슬래셔들은 이미 또 하나의 고정적인 법칙을 형성했기 때문에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의 카리스마 넘치던 살인마대신 얻어맞고 넘어지는 인간적인 살인마가 등장하고 여주인공은 더이상 요조숙녀가 아니다. ( 사실 슬래셔속 여주인공의 캐릭터중 가장 압권인 캐릭터는 <스크림>의 시드니였다. 첫번째 남자가 살인마라니...)
살인마역시 과거의 '고유명사'로 각인되던 살인마대신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체리 폴스>는 이러한 장르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그래도 <체리 폴스>는 상당히 매력있다. 처녀를 죽이는 살인마라는 설정과 배우들의 오버액션이 영화를 마구 달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주인공 브리트니 머피는 마치 x등급(--;;)영화에나 주로 나오던 여배우들의 동물적인 감성을 그대로 영화에 표출해내고 있다. 남자친구에게 발을 애무하게 하면서 머리를 차는 연기나 살인마한테 잡혀서 묶였다가 살인마가 접근하자 손가락을 물려고 입을 갖다대는 연기는 " 쟤는 필시 저 상황을 즐기는 것이야..."라는 생각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리게 한다.
살인마 로라리 셔먼도 도끼를 들고 날뛰는 장면에선 정말 오버의 극한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더군다나 다른 영화들보다 더 심한 육체적 학대를 당하는 살인마의 캐릭터는 마지막 장면의 학살씬의 이유를 " 쟤 다른것보다 아까 맞은게 전나 화난거야.."라고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역시나 마지막 장면의 예방접종 파티( 한마디로 섹스파티..)인데 영화는 기막힌 설정과 학살 시퀀스에서의 리듬감있는 편집, 그리고 마지막 장면의 쌍권총 피날레까지 관객을 숨돌릴 틈없이 웃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웃음을 참지못하고 헉헉거리고 한숨돌리고 있으면 영화는 살인마의 동기가 된 여주인공 아버지의 범죄를 그냥 덮어버리며 1시간 30분 정도의 힘겨운 살인마의 복수를 그야말로 헛짓거리로 만들어 버리며 피로 물든 저수지의 뜬금없는 장면을 보여주며 애프터서비스까지 충실하게 해준다.아아 세상에 애프터서비스까지 이렇게 확실하게 해준 영화가 과연 몇 편이나 있었는가.....
<체리 폴스>는 확실히 황당하지만 영화적 재미까지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물론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맞는 얘기일수도 있고 또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아닐수도 있지만. ..
원상이 원상이라는 이름보다는 탁사스라는 아이디로 불리기를 더 좋아하는 남자, 영화를 사랑하지만 예술영화라 이름 붙는 영화를 보면 닭살 돋는 남자....
호러영화를 좋아하고 호러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을 정신병자 취급하는 사회를 증오하는 남자 탁사스임다...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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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폴스> 호러를 보며 웃고 싶다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