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브라더스> 울고 싶어라...'와사모'를 만듭시다

숨겨진 영화를 찾아서

<와이키키 브라더스> 울고 싶어라...'와사모'를 만듭시다 :::

곽은주 | 2001년 11월 04일
조회 6900

어제,오늘 저는 내내 우울하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와키'(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다 죽게 생겼습니다.

제가 사는 곳 수원에는 `단오'극장이라고 그래도 비주류영화, 수준있는 영화를 성의 껏 상영하는 극장이 있는데 어제 확인해 보니 `와키'가 목요일 날 끝났더군요 ...슬퍼서 한참을 멍했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한사람으로 `와키'가 벌써 종영된 곳이 이리도 많다니 가슴이 답답하고 영 맥이 풀립니다(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조차 9일 종영된다니...믿을 곳 하나 없네)

저는 `와키'를 전주영화제 개막식에서 처음 보고 그날 밤 너무 고통스러워 날 밤 새웠죠.

영화는 3-40대의 성장기를 배경으로 기성세대가 된 지금, 학창 시절의 꿈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너절하고 비루한 삶의 무게에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세대의 슬픈 자화상이 유행가 가사처럼 스크린을 흐르는데, `사랑밖에 난 몰라'와 함께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도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정말 가슴 아린 영화죠. 보고 또 봐도 그 감동과 떨림은 변함이 없어 영화를 본 날은 꼭 새벽까지 술 마시게 되죠.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날 것의 영화,비록 초라하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울 것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우리네 삶의 구차한 속내가 가감없이 스크린을 환하게 밝혀주고 그 환한 빛에 젊은 날의 구겨진 너와 나의 꿈도 음악 속으로 흐르죠.

주인공 `성우'의 쓸쓸하고 피곤한 뒷모습에 막막한 눈물이 흐르고, 그의 순정한 따뜻한 눈빛에 허기진 우리의 영혼이 위로받는 영화. 그 영화를 저는 시사회에서 5번을 더 보고 개봉 첫 날 첫 시간에 또 보았죠. 이번 부산영화제에서도 또 볼 계획입니다.

`와키'를 사랑하는 님들이여! `와키'를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합시다.
뜻을 함께하시는 분들 우리 일 한번 저질러 봅시다. 이대로 `와키'를 보낸다는 것이 너무 비통합니다.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우리 `와사모'(와이키키브라더스를 사랑하는 모임)를 만듭시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님이여!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호소합니다

조폭과 싸구려 치기가 판을 치는 작금의 한국영화 환경을 이대로 방치 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와 결단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 이상 싸구려 영화에 우리의 맑은 영혼이 강간당할 수 없습니다.

관객의 정당한 `볼 권리'를 찾읍시다. 관객의 주권을 수호합시다
비주류영화,저예산영화,대안영화,독립영화가 마음 놓고 상영될 수 있는 `스크린'이 확보 되어야 합니다.

`와키'를 비롯하여 아직도 개봉이 요원한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등 일련의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을 확보합시다.

처음은 미약하나 나중은 장대할지니, 우리가 앞장서서 `좋은 영화'를 지켜 나갑시다.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니 `영화사랑의 책임'을 함께 나눠지면 어떨까요?

`와키'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곽은주
1960년생. 젊음의 끝, 나이 마흔에 뒤늦게 영화 바람난 못말리는 영화 중독증 환자. 그 여자 오늘도 빨간 배낭 둘러메고 시사회장을 기웃거린다. 영화의 참맛 그대는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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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s' Comments

	와키에 대한 단상 oddyoong(강병융) - 2001/11/04

	시사회에서 와키를 보고... 가는 곳마다 와키를 자랑했습니다. 좋은 영화 같다고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좋은 영화를 보는 사람은 적었습니다. 결국 와키는 뜨지 않았습니다. 예견되었기에 더욱 슬픈 일이죠. 아직은 우리 영화는 스타가 나와야 하는구나... 라는 안되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습니다. 좆같은 현실이라는 말... 참으로 어울립니다. 대규모 시사와 명필름의 노력 그리고 와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와키는 서서히 극장에서 보기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슬프지만요... 죽었다고 얘기하기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슬프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와키는 언제나 와키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울림은 더 클테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슬픕니다. 와키보다 더 좋은 영화가 나와도 이렇게 묻여버릴까봐...

	요즘 영화시세가.. rainfine(노처녀) - 2001/11/04

	다 이런 것 같아서 저 또한 마음이 아픕니다. 왜 우리 영화계는 한쪽에 대박이 뜨면 그쪽으로만 몰고 가는가에 대한 얘기는 영화프로나 평론가 사람들이 쓴 잡지만해도 수없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말만하고 그치는 것입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되는데..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영화쪽에서 발벗고 나서줘야 합니다. 우리가 일어서면 뭐합니까? 그쪽에서 우리를 밟고 무시하는데.. 저역시 와이키키를 괜찮게 봤기때문에 이런 흥분을 해봅니다. 왜 우리나라는 한쪽면 밖에 보지 못하는 걸까요? 수없이 좋은 예술영화가 사람들의 눈이 돌려지길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왜 사람들은 그 예술영화에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돌릴까요? 이건 영화를 하는 아니 하지 않더라도 진정한 영화팬이라면 한번씩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님의 의견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필요없슴다~!! kawaiiyounjoo(윤주) - 2001/11/13

	무조건 봐야 하는 영화라 생각함다~~^0^ 와이키키 브라더스 홧팅~~!!

	정말 반가워서 허겁지겁 달려왔습니다. golo(김현주) - 2001/12/02

	저는 경남에 살고 있는데요, 이제 고3이 될 입장이라 영화관에 자주 갈 수가 없어요.(왜냐면 뒷통수가 따갑기 때문이져...거참..) 그래도 비디오를 보거나 하면서 영화를 보는편인데, 요즘 조폭시리즈 굉장하잖아요. 제가 또 '척'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다 보는 영화는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성격이라 흥행작들 말고의 영화를 찾으러 나섰져.. 그러던 중 '와키'의 홍보를 보게 되었고, '아 꼭 보고싶다..하지만..개봉날짜도 잘 모르고, 여기는 경남..이니까 좀 힘들거다'라고 예상은 했었습니다 그랬는데 설마 정말 딱 3일 개봉했다가 간판을내릴 줄은...허걱.. 이번에도 비디오인가..하며 낙심하던중에 우연히 '취재파일'이란 프로를 보고 얼릉 와사모를 찾아왔습니다. 와사모..저도 좀 끼고 싶습니다. 제가 아무리해도 이쪽지역으로는 힘들거라는 걸 알고있지만 (그래여..저는 비디오 신세를 면할수 없을테죠..ㅠㅠ) 그래도 이런 모임들은 꼭 함께 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소리치는 진정한 한국영화부흥을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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