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마력 (Rawhead Rex)
글: 김진성
2001년 09월 04일
감독 : 조지 파블로우(George Pavlou)
각본, 원작 : 클라이브 바커(Clive Barker)
출연 : 데이빗 듀크스(David Dukes), 켈리 파이퍼(Kelly Piper), 코라 루니(Cora Lunny)
국내출시 : 오아시스
러닝타임 (미국판 DVD / 한국판 비디오) : 89분 / 약 89분
제작 / 국내출시 : 1986년 / 1990.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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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클라이브 바커}는 '소설'로만 먹고 사는데도 큰 지장이 없었고, [헬레이져] 이전에 만든 영화라고는 엄청 난해하고 동인적인 성격의 단편 [Salome]와 [Forbidden, the] 2편이 전부였음은 물론, 그가 영화계로 나선 이후 지금까지 감독한 장편영화는 [심야의 공포(Nightbreed)]와 [일루젼(Lord of Illusions)]를 합해 총 3편에 불과할 뿐이다. 어찌 보자면 '영화'와 별 상관없는, 천생 '글 쓰는 작가'쪽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인 셈이다. 그렇다면 왜 그는 [헬레이져]를 손수 영화로 만들 생각을 했었던 것일까?
그 해답은 아주 단순한데, '자기가 쓴 원작 소설이 망가지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그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2편, 국내 미소개된 [Underworld]와 바로 이 영화 [악마의 마력(Rawhead Rex)]이 아주 심각할정도로 망가지는 모습에, 그는 자신의 멀쩡한 소설들이 어버버하게 퇴색되는 모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고, 그래서 그는 마침내 [헬레이져]라는 필생의 걸작을 만들게 된 것이다.
사실 [악마의 마력]의 완성도가 좋냐 나쁘냐의 담론은 전혀 필요없다. 그냥 국내 비디오 케이스를 보자. [지구용사 벡터맨]의 괴물로나 나올법한 놈이 우두커니 서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아뿔싸. 저 놈이 정말로 영화에 나온다. 나와서 온갖 짓을 다한다. 그런데 자기의 정체는 '엄청나게 파워풀한 고대 악마'라고 우긴다. 여기에서부터 모든 것이 삐딱선을 탄다. '악마'라면 '악마'다운 맛이 있어야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영화를 보며 생각나는건 '벡터맨 베어! 빨리 저들을 도와줘!'뿐이다. 현재 외국판 VHS나 DVD의 커버에서는 저 모습이 '실루엣'으로나 등장할뿐, 그 형체를 정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다 이유가 있는거다. 게다가 경찰이나 신부 등의 등장인물들도 하는건 모두 닭짓만 열심히 해대고 있다. '악마'도 썰렁한데 '배우'들도 썰렁하니, 이 영화에 남은것은 '끝장'일 따름이다. 그러니 "나는 호러의 미래를 보았다."는 칭찬을 {스티븐 킹(Stephen King)}씨에게 들었던 {클라이브 바커}도, "저 꼴을 보느니 차라리 내가 직접 한다!"는 소리를 내뱉으며 행동에 옮긴 것이 당연한 노릇이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얼마전에 국내 발간된 바커의 단편집 [피의 책]중 2권인 [요괴 렉스]에 실려있으니, 가능하다면 둘의 장단점(-0-)을 비교해 보는것도 좋을 것이다. 현재 바커는 잘 알려진바와 같이, [헬레이져]와 [캔디맨]의 끝없는 망가짐에 분노한듯 '게임'계로 가버렸고, '끝없는 시리즈 끝에 결국 망가지는 영화보다야 비교적 안전한' 게임이라는 신세계에서 당분간 머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국내 출시는 그 유명한 오아시스(!)에서 되었고, [좀비오(Re-Animator)]등의 '유명 작품'에 비해서는 비교적 흔하지 않은 아이템이지만, 영화는 극악으로 후지니 비싸게 부르면 박차고 나오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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