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영화를 찾아서

<대부 2> 비정함의 미학


글: 이민우
2002년 12월 09일

필자가 뽑는 <대부 2>의 '베스트 씬'은 대학생 마이클과 그의 형제들 쏘니, 프랭크, 누이, 의형제 톰이 비토 콜리오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장면이다. 이 때의 마이클은 패밀리의 비정함과 범죄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청년이었다. 조국을 위해 해병대에 지원하여 패밀리에서 활동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형제들과 갈등이 빚어진다.

그러나 거절할 수 없는 운명적 제안에 의해 대부가 된 마이클은 배신한 프랭크를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제거한다. 패밀리 조직을 위해 자신의 가족을 향해 버튼을 누른 것이다. 가히 아이러니하다 할 수 있겠다. 패밀리를 위해 패밀리(가족)을 희생한다는 것이.

마이클의 이러한 결단은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잘 드러난다. 비토는 패밀리를 지켰다는 어머니의 말은 가족을 지킨다는 의미라 짐작된다. 그러나 마이클은 전체를 위해서라면 형제도 희생시킬 수 있다는 결심을 갖고 있었다. 어머니와 마이클이 이해하는 패밀리는 이렇게 달랐던 것이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비토 콜리오네의 가족은 시실리 지방 조직보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후에 비토가 돌아와 복수할 것을 염려하여 비토도 없애려 하지만, 어머니의 희생으로 목숨을 구명한다. 성인이 된 비토 콜리오네는 어김없이 시실리로 돌아와 가족의 복수를 단행한다. 이처럼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하는 범죄조직의 생리를 마이클은 고스란히 체득한다.

마이클과 비토의 생애를 번갈아가며 비추는 과정에서 패밀리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그 어떤 인간적 감정보다 자신이 살고 후손의 번영을 위해 비정하게 칼을 들어야 함을 느낄 수 있다. 형제들과 갈등 후 혼자 식탁에 남아 생각에 잠기는 순수한 청년 마이클과 프랭크와 판탄젤로, 로쓰를 제거하고 아내 케이를 떠나보낸 뒤 생각에 잠기는 비정한 조직보스 마이클은 시간과 주변환경의 운명적 제안이 빚어낸 절묘한 대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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