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믹 2> 바퀴벌레가 인간을 사랑하다니 :::
원상이 | 2002년 02월 17일
조회 7899
'미믹 2'는 원래 탁군의 선택목록에 들어 있지 않은 영화였다. '블레어 윗치 패러디'를 빌리러 들어갔다가 반품되었다는 이젠 넌덜머리나는 이야기를 들은 뒤 홧김에 빌린 충동대여의 결과물이다.
( 누차 말한 것 같지만, 탁군의 동네에서 비디오로 직행한 호러영화들을 만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일본영화들은 거의 들어오지도 않고 기타의 호러물들은 약 1주일간의 기간을 정해놓고 반응이 좋지 않다 싶으면 바로 반품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
'미믹'은 알다시피 거대해진 바퀴벌레 변종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크리쳐 호러물이다. 전편의 경우 마지막 장면에서 좀 더 막나가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여지없이 뭉개뜨려 보이며 아쉬움을 안겨 주었었는데, 속편은 어땠을까.
일단,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그저 그런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극장개봉용이 아니라 헬레이져의 5편처럼 단지 비디오용으로만 제작된 영화임을 감안하면 꽤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바퀴벌레의 천적으로 만들었다가 변이를 일으킨 '쥬다스'종과의 사투를 다루고 있는데, 영화의 무대를 지하철에서 학교로 바꾸고 거대바퀴벌레들에 떼로 나와주었던 전편과 달리 단 한마리로만 설정해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하지만 그 점외에 크게 전편과의 차이점은 발견할 수 없을 것 같다. ( 어쩌면 탁군 기억력의 감퇴로 전편이 그다지 생각나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
여주인공 레미는 탁군이 순간적으로 전편의 히로인 미라 소비노와 배우만 바뀌었을 뿐 그 역할은 그대로 따온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슷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일개 학교 생물 선생에 불과한 그녀가 ( 초등학교 애들이 앉아 있는 걸로 봐서는 생물과목 같은데 가르치는 건 항상 곤충이야기 뿐이다.....--;; ) 전편에서 거의 국가기밀정도에 속했던 '쥬다스'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전편의 캐릭터를 그대로 따왔다는 의심을 가지게 만들어주고 있다.
( 어쩌면 전편의 여주인공이 이름을 바꿔서 학교 교사로 취직해서 살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
더군다나 아무리 인간을 흉내내고 싶어하는 쥬다스라도 자신의 종족을 보존시킬 암컷으로 인간여자 -레미-를 찍었다는 설정도 약간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만들어 준다.
( 사우스 파크에서 코끼리와 돼지를 교미시키려고 노력하던 에피소드가 갑작스레 떠오르는 이유는....--;; )
이런 시나리오 상의 단점 외에는, 앞에서도 이미 말했듯이 영화는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게 흘러가준다.
쥬다스가 벌이는 살육장면은 영화에서 제대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긴장감을 띠고 있고, 라스트의 학교 내에서의 쥬다스와 벌이는 사투도 그럭저럭 봐줄만한 편이다.
게다가 마지막에 쥬다스가 남주인공을 죽인 뒤 (!) - 난 정말 그 쉐이는 죽지 않을 줄 알았다 - 그 넘으로 변장해서 학교를 탈출하는 장면에서는 반전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뻔함이 보여지긴 하지만 꽤나 애썼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 만들어준다.
그 다음에 레미의 집에서 쥬다스와 어설프게 맞짱뜨는 장면은 사족에 불과할 뿐이지만 이것도 다 레미에게 구애한다는 애초의 설정 탓인 걸 어떡하랴.
( 만약 그런 설정이 아니라 쥬다스가 레미를 단순히 죽이려고 했다는 설정이었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남주인공으로 변한 쥬다스가 레미의 집에 찾아오는 장면으로 끝났어도 무난했을 것이다. )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그리 강해보이지만은 않는 쥬다스를 한 마리로만 설정했다는 점이다.
전편에서도 여러마리의 쥬다스가 마지막에 나와 격렬한 사투를 기대하고 있던 탁군의 소망을 저버리더니, 이번엔 아예 한마리만 나오다니.
괴물에게 절대적인 카리스마가 부여되지 않는 이상, ( 왠지 바퀴벌레의 진화라는 설정에서부터 그리 강하다는 느낌이 안 생기지 않는가. ) 여러마리의 괴물이 나와 좀 더 긴박감 있는 사투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뭐, 제작비 문제도 있었겠지만 ( 쥬다스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이루어진 괴물같드라..... ) 특효가 떨어지더라도 나름대로 허접한 재미는 줄 수도 있었을테니 자꾸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 본 분들은 대체 탁군의 어정쩡한 태도로 인하여 대체 이 영화가 재미있다는 거야, 재미 없다는거야 라고 생각하겠지만, 탁군은 그리 재미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감상을 권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 하긴 이 영화를 구비하고 있는 비디오 샵부터 찾는 것이 우선과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응? 우리 동네만 그렇게 테잎이 없는거라구? 호곡 -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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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상이
원상이라는 이름보다는 탁사스라는 아이디로 불리기를 더 좋아하는 남자, 영화를 사랑하지만 예술영화라 이름 붙는 영화를 보면 닭살 돋는 남자....
호러영화를 좋아하고 호러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을 정신병자 취급하는 사회를 증오하는 남자 탁사스임다...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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