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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예술영화를 논하기 전에 먼저 극장을 가자 :::


원호성 | 2004년 03월 08일
조회 5614


비전향 장기수에 대해 다룬 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송환>이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정식으로 극장에서 개봉을 하고, 관객을 만나게 되었다. <송환>이 개봉하는 것은 분명, 다양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지만, 이 작품은 현재 아트플러스 연합 극장들을 제외하면 개봉관을 잡지 못했다. 이것은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라는 두 영화가 상당한 스크린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들 <송환>의 개봉규모를 다른 블록버스터 상업영화와 비교하며, 시장의 독과점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과연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송환>을 멀티플렉스를 통해 대대적으로 와이드 릴리즈를 하면 관객들은 이 영화를 선택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작은 규모의 영화가 와이드 릴리즈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그 가치마저 인정못받고 사장될뻔한 경험은 이미 <고양이를 부탁해>와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통해 보여준 바 있다. 관객은 이중적이다. 입으로는 예술영화가 훌륭한 영화고, 이런 영화들을 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상업영화를 보러간다. 이러한 이중적인 관객의 태도가 먼저 변하지 않는다면, 예술영화의 흥행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참 묘한 일이지만, 관객은 상업영화를 보고 재미있어 하면서, 그 영화의 가치는 인정해주지 않는다. 관객에게 있어 상업영화란 단지 재미를 위한 것 이상이 아니며, 대다수의 관객들은 예술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방문하지 않으면서, 예술영화가 상업영화보다 우월하다고 공공연히 말을 한다. 그리고 보지도 않은 예술영화에 대해 평론가의 말을 믿고 대단한 작품인양 말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그렇게 좋은 영화라면 왜 처음에 개봉했을 당시 이 영화를 보러 가지 않은 것일까?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개봉 첫주에 확보한 좌석수는 서울에서 4175석이었다. 그러나 좌석점유율은 그 주 개봉한 영화 가운데 최하위권인 28%에 그쳤었다. <고양이를 부탁해> 역시 서울에서 3994석의 좌석을 확보했지만 좌석 점유율은 겨우 17%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극장주들은 감히 작은 영화, 예술영화들을 극장에 걸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예술영화의 가치를 논하려면, 관객이 먼저 극장에 가서 예술영화를 봐야한다. 멀티플렉스를 통해 배급해봤자 이렇게 관객이 외면하는 상황에서 예술영화가 설 자리는 하이퍼텍 나다를 비롯한 전국의 몇 개 되지않는 아트플러스 연합과 씨네큐브 정도가 고작이다. 관객은 정작 영화를 보지 않으면서 극장주들에게 예술영화를 위한 자발적 희생을 강요하고, 그에 동조하기만을 바라는 것은 관객의 지나친 욕심이다.

물론 극장주들은 예술영화에 대해 최소한의 배려를 해줄 의무는 있다. 현재 극장들은 하루 이틀의 흥행결과를 놓고, 스크린에서 영화를 내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예술영화들에게 많은 스크린을 배정하라는 말이 아니라, 한번 걸면 최소한 2주일이라도 그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은 필요하다. 지난해 개봉했던 <프리다>가 보여준 장기흥행은 예술영화가 개봉초기에 부진하더라도 입소문에 의해 꾸준히 흥행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좋은 예이다.

현재 시장상황에서 예술영화가 상업영화와 겨루기가 사실상 힘드므로,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아트플러스 연합에 대해 지원을 해주는 것도 예술영화를 살리는 좋은 방법이다. 아트플러스 연합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아트플러스 연합에 한해 스크린쿼터제 대신 예술영화 쿼터제를 도입해 의무적으로 한국영화 상영일수를 맞추기 위해 흥행작을 상영하는 폐단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개봉 규모가 같을 수는 없다. 상업영화는 제작비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해서든 영화를 성공시켜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장의 법칙이다. 한국시장처럼 해외수출의 판로가 다양하지 못하고, DVD나 비디오를 통한 부차적 수입이 활발하지 못한 곳에서 극장 개봉은 영화 수입의 절대적인 요소라는 것은 한국시장이 지닌 문제점이고, 상업영화가 이런 협소한 시장에서 수익을 거두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무조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단지 상업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산업적, 정책적인 면은 이러한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수단이 결코 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바로 관객이 "예술영화는 극장에서 봐줘야 한다" 라고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원호성
기타노 다케시. 사부.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 케빈 스미스. 장진. 김상진. 왕가위. 우라사와 나오키. 타카하시 루미코. 강모림. 시오노 나나미. 솔제니친. 자우림. 불독맨션. 이승환. 조성우. 이동준. 히사이시 조. 안성기. 강신일. 조재현. 김호정. 장진영. 이정재. 그리고 기타노 다케시 It's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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