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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itation of Life


겨울, 프랑스 영화 :::


양유창 | 2001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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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Hiver

자판으로 프랑스어의 세 세디유(ç)와 악상 떼귀(é), 악상 그라브(è)를 치고 싶다. 복잡한 절차를 거치기 전에는 저 글자들을 치기 쉽지 않다. 독일어의 움라우트가 들어간 글자를 치는 것 역시 어렵다. 저런 특수한 글자들을 치지 않으면 사실상 제대로 단어를 읽을 수가 없다. 글자들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면 오해받지 않는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쉘부르의 우산>과 <금지된 장난>, <네 멋대로 해라>. 모두 프랑스 영화다. 난 굳이 프랑스 영화를 좋아한다고 일반화하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프랑스 영화도 많다는 것은 밝혀야겠다.

  • Nanamouscouri - Les Parapluies de Cherbourg

    2. Le Cinéma Français

    나나무스꾸리의 '쉘부르의 우산' 메인테마를 듣고 있다. 자동차 정비공인 남자와 쉘부르에서 우산가게를 하는 여자.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는 그 남자를 반대한다. 자동차 정비공인 그 남자는 가난했고, 그녀는 결혼을 생각하기에 아직 너무 어렸다. 남자는 전쟁터로 가고 둘은 쉘부르 기차역에서 헤어진다. 플랫폼에서의 뜨거운 키스 위로 이 노래가 흐른다.

    제2부 '부재'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는 아이를 가졌다. 그리고 아이를 돌보기 위해 다른 남자와 결혼도 한 상태다. 그 남자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고백했고, 여자는 더이상 전쟁터로 간 남자를 기다릴 수가 없어 결혼에 승낙했다.

    쉘부르 우산가게에 비가 내린다. 주황, 노랑, 초록, 분홍, 파랑색 우산 위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빗 속에서 연인들은 노래를 부른다. 삶의 페이소스가 담긴 자신만의 언어로. vous ne quittez pas.

    미셸은 부엉이에게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100년만 이걸 가지고 있어줘." 뽈레뜨는 고아다. 아빠와 엄마는 비행기 폭격을 맞아 죽었고, 강아지마저 죽었다. 뽈레뜨는 어느 농부의 집에서 미셸을 만난다. 그리고 둘은 친구가 된다. 강아지의 무덤을 만들면서 세상에 죽어 있는 모든 동물들의 무덤을 만들기로 한다. 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잊지 못한다. '로망스' 선율에 맞추어 금지된 장난을 하던 아이들. 뽈레뜨는 미셸과 헤어진 후 수녀와 함께 있다. 누군가 '미셸'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뽈레뜨는 갑자기 자신의 친구 미셸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소리지른다. "미셸, 미셸, 미셸..."

    그 미셸이 자라서 <네 멋대로 해라>의 미셸이 되었을까? 프랑스 남자 미셸과 미국 여자 패트리샤의 여행담인 이 영화는 장-뤽 고다르 영화 중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영화다. 미셸은 살인을 하고 쫓기는 몸이다. 그의 주변에는 예쁜 패트리샤가 있다. 까메오로 등장한 고다르가 경찰에 둘을 신고하면서 둘은 계속해서 쫓긴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자의 배반. "뭐라고 했죠?" "당신이 더러운 여자라는군요." 이 영화의 마지막 대사다. 겨울처럼 차가우면서도 감성적인 대사들이 이 영화의 백미다.

    3. Le Decembre

    난 12월을 맞고 싶지 않다. 12월은 1월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1월이 온다면 난 또 중심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오늘 저녁 가만히 앉아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 가만히 있는데 시간이 제 마음대로 지나가고 있다고. 전성기가 지나면 은퇴해야하는 축구선수처럼 나도 더이상 앉아 있지 못하고 일어서거나 그대로 쓰러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이상 턱고임은 하지 않으리.' '너를 위해 2루수를 비워둘께.' 어제 오늘 적어놓은 제목들이다. 한 줄의 문장으로 더이상 부연설명이 불필요한 제목을 찾고 싶다. 눈을 뜨면 편안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직감으로 알고 싶다. 겨울이 오고 바람이 불어도 이 네트워크 바깥에 또다른 내가 있다는 걸.. Je ne quitte pas.






  •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BLOG: rayspac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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