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 판타지 소설과 영화 :::

원호성 | 2001년 12월 23일 조회 3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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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여기 쓴 판타지 소설의 계보는 다분히 대중 중심적이랍니다. 일례로 C.S.루이스의 <나디아 연대기>처럼 판타지의 계보에선 중요할지 모르나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희박한 경우는 생략이 되었답니다. 제가 언급한 소설들은 대중에 오르내리는 빈도에서 가장 알려진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제가 서술한 판타지는 배틀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는군요.
1. 반지의 제왕 그 이전
일단 판타지 소설의 시작은 1954년 씌워진 J.R.R. 톨킨의 [반지전쟁]이랍니다. 요즘엔 즉 <반지의 제왕>으로 번역이 되어 나오죠.
그러나 그것 이전에 넓게 보자면 동화책의 세계나 쥘베른의 <해저 2만리>같은 소설류도 판타지의 범주에 들수 있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 생각한다면 너무 포괄적인 장르이겠죠. 그렇기에 우리는 판타지문학을 논할때는 <반지의 제왕>을 시작으로 논한답니다.
2. 반지의 제왕
뉴질랜드의 괴짜감독이자 독특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피터 잭슨 감독이 만들었다는 3부작 영화중 첫번째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답니다. 1부작에 해당하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는 다소 어이없게도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호비트와 인간, 엘프등으로 팀이 구성되어 여행을 떠난다는것이 종결이라 알고 있답니다. 그러나 단지 여기까지만을 서술하는데에도 3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소비하지요.
그렇습니다. [반지의 제왕]은 첫번째라고 볼수 있는 판타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것에 필적할만한 소설을 찾을수 없을 정도의 걸작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방대한 분량이기도 하고요. (책 한권이 왠만한 사전두께죠) 그래서 [해리포터]시리즈는 책을 안봐도 영화이해에 큰 문제가 없다지만 <반지의 제왕> 만큼은 소설을 안 볼경우엔 영화 이해에도 지장을 초래할지 모릅니다.
[반지의 제왕]은 판타지문학의 바이블(Bible: 성경)이라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현재 판타지 문학의 기본적 개념인 종족구분에서부터 하나의 완결된 판타지적 가치관과 세계관까지 모든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죠.
게다가 J.R.R.톨킨은 [반지의 제왕]의 중심적 캐릭터를 형성하는 종족인 '호비트'에 대해서 따로 쓴 판타지 소설이 있답니다. (제목도 [호비트]입니다.) 그것을 읽는다면 더욱 이해가 쉬울지도 모르겠군요.
[반지의 제왕]은 난해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방대한 배경지식탓에 이해가 어려운 소설이랍니다. 이유모를 어려움이라면 이해가 갈까요? 아무튼 이미 세계영화사를 바꿀 10대명작에 선정되었다는 소리도 있고하니 한번쯤 봐두는 것도 좋을법합니다.
3. 퇴마록 (退魔錄)
하이텔에 연재되어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오프라인에서도 인기를 누리며 온라인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던 이우혁의 [퇴마록].
[퇴마록]은 물론 정통 판타지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우혁이 시도한 '한국형 판타지'의 첫 시도가 보이고, 또한 <퇴마록>이 있었기에 오늘날처럼 온라인을 통한 활발한 판타지문학의 등장이 가능할수 있었을지도 모르죠.
[퇴마록]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지만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처럼 프랜차이즈 시리즈로의 가능성은 전혀 고려해보지 않은채 주인공중 하나인 현승희(추상미 분)의 죽음으로 끝을 맺습니다. 98년 당시 한국형 블럭버스터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지만 흥행에서는 서울 42만 관객동원이라는 아쉬움을 남겼죠. 이것은 원작소설을 무시한 시나리오가 큰 이유였던거 같습니다.
<퇴마록>은 앞으로 영화화의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판타지소설의 영화화붐을 타고 국내에 판타지붐을 불러 일으킨 맏형 격으로써 언제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지 기대해보는것도 재미있을듯 하네요.
4. 로도스 전기
[로도스 전기]는 [퇴마록]을 발간한 도서출판 들녘에서 일본의 신예 판타지 작가 미즈노 료의 소설을 발간하며 소개되었답니다.
[퇴마록]이 판타지 문학의 가능성을 선보인것에 불과하다면 [로도스 전기]는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판타지 문학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린 수작입니다.
로도스 섬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해 판과 디노가 중심이 되어 이끄는것이 [로도스 전기]라면 이전 마신전쟁을 다룬 [로도스 전설]과 이 이후의 후손들을 다룬 [크리스타니아]까지 과거 현재 미래의 완전한 세계관을 만들어내며 판타지의 정점을 선보입니다.
<로도스 전기>는 애니메이션으로만 만들어 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언젠가는 <반지의 제왕>처럼 영화화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수 없을듯 합니다.
[로도스 전기]는 정식 판타지 유형입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빌려온 RPG(Roll Playing Game)형 전투대형(실제로 RPG게임도 있습니다.)과 로도스섬의 평화를 위해 싸운다는 대의명분까지 적당한 판타지의 양념을 모두 갖추었답니다. 이 이후 온라인 문학을 통한 판타지의 유형도 대체로 엇비슷해져가게 되고 그 결과 나오게 되는 흥행작이 바로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입니다.
5. 드래곤 라자
[퇴마록]으로 시작된 온라인문학의 열기는 숱한 아마추어 작가들의 글들이 오르며 무협, 판타지, 액션, 코믹등으로 장르를 넓혀갔습니다.
[드래곤 라자] 역시 숱한 그런 작품들 가운데 하나였으나 코믹한 요소를 강조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진지함을 담아내며 대흥행에 성공합니다. 실제로 [드래곤 라자]는 판타지의 기본 요소에 상당히 충실하면서도 코믹한 주인공을 등장시키며 대중성을 확보하며 [로도스 전기]로 시작한 판타지의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드래곤 라자] 이후에 숱한 아류작들이 나오게 되죠. 그중에는 눈 여겨 볼만한 것도 있지만 그 이후의 작품에 대해 의의를 논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드래곤 라자]의 작가인 이영도씨가 이것의 속편격으로 쓴 [퓨처 워커]만 해도 신선함을 느끼기 힘드니까요.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 거대한 족적을 남긴 [드래곤 라자]는 한때 애니메이션이 제작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만 어떨지는 잘 모르겠네요.
6. 왜란 종결자
[퇴마록]으로 전설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가 이우혁이 그간 꿈꾸던 '한국형 판타지'에 도전한 첫 작품입니다. 기존 골격은 [퇴마록]과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임진왜란이라는 시대를 배경으로 신립장군이 탄금대에서 무리한 배수진을 친 이유처럼 역사상의 미스테리들을 판타지적으로 풀어냈고 유, 불, 도의 한국적 사상에 입각한 이론으로 판타지의 세계를 구현해냈죠.
기존 판타지의 주종은 마술과 검법의 세계인 점을 감안한다면 확실히 '한국형 판타지'의 시도는 성공을 거둔 작품이지만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며 결국 사장되어 버렸답니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퇴마록>에서 준후가 쓰는 기술의 확장버전이라는 이상은 생각하기 힘들었을테니까요. 아직 한국형 판타지의 길은 멀은듯 합니다.
7. 해리포터 시리즈
조앤 롤링이 쓴 [해리포터] 시리즈는 그간 언급한 판타지물들과는 궤도자체를 달리하는 소설입니다. 차라리 [해리포터]는 판타지보다는 동화의 범주에서 다루어야 할 소설이지요. 그러나 이 소설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영국의 기숙사 학교 이야기에 마법을 배우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간 판타지세계를 지배해온 개념대신 '머글'등의 신선한 개념을 언급하며 동화적인 세계로 독자를 잡아들입니다. 특히 서구권에서 [반지의 제왕] 같은 대작들에 주눅된 꼬마독자들의 호응은 상상을 초월했죠.
영화로도 장장 7편이라는 긴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구상한 [해리포터]는 앞으로 영화화의 문제는 시간을 잡는 것입니다. 단 두권짜리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너무 원작에 충실한 나머지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4부에 해당하는 [불의 잔]은 책으로만 네권인데 이럴경우엔 적절한 각색이 필요할듯도 하지요.
3년간 세 편이 나올 <반지의 제왕>과 7년간 7편이 나올 <해리포터>. 이 두편의 시리즈가 계속되는한 판타지의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것입니다. 이런 열기가 한국에서는 어떻게 전달될지 지켜보는것도 흥미로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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