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s : 서울독립영화제
깜장고무신과 함께 제27회 독립단편영화제 개막
글: 양유창 2001년 12월 02일
김동원 감독이 세컨드 기타를 치면서 롤링 스톤즈의 'I can't get no satisfaction'을 부르는 장면은 독립단편영화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일 것이다. 보컬 이규만(<절망>), 퍼스트 기타 김일안(<엄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 주제가 작곡), 베이스 민동현(<지우개 따먹기>), 세컨드 기타 김동원, 신디사이저 황규덕 감독(전 영화 아카데미 교수) 등 호화멤버(?)로 이번 영화제를 위해 특별히 준비된 밴드 '깜장고무신'의 축하무대로 시작한 제27회 한국독립단편영화제가 동숭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총 400여편의 작품이 응모되었고 이중 단편부문에 22편, 중편부문에 10편, 장편부문에 6편으로 총 38편의 작품이 본선 경쟁작으로 상영되며, 이밖에 선댄스와 뉴욕에서 온 해외초청작, 그리고 청소년 감독들의 통일부문 상영작, 국내 초청작, 그리고 아이슬랜드의 거장 프레데릭 토드 프리드릭슨 회고전이 마련되어 있다. 영화제는 12월 1일부터 9일 폐막식까지 9일간 동숭아트센터와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리며 12월 7일과 8일 밤에는 심야상영 역시 준비되어 있다.
이날 개막식은 2편의 개막작 상영으로 시작되었다.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인 폴 해릴 감독의 <지나, 여배우 나이는 29/Gina An Actress Age 29>와 뉴욕 단편인 빅터 불레 감독의 <이모의 데이트/Chaperone>가 해외초청작으로 산뜻한 영화제 시작을 알렸다. 전자는 배우가 되고 싶은 지나가 배역을 맡기 위해 배우노조를 설득하려 하지만 오히려 배우노조에게 따돌림당한다는 이야기로 차분하게 관조하는 스타일의 작품. 후자는 첫번째 데이트를 하려고 들떠 있는 조카를 감시하기 위해 동반한 이모가 오히려 조카의 남자친구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로 경쾌한 감수성으로 많은 웃음을 유발하였다.
이어서 영화배우 권해효와 배수진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이효인 집행위원장의 개회사와 심사위원 소개, 지하창작집단 파적이 제작한 작년 영화제의 하이라이트 영상물 상영, 출품작들 소개와 깜장고무신의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권해효씨의 재미있는 진행과 깜장고무신의 제법 농익은 솜씨로 즐겁게 이루어진 개막식이었지만, 한편으로 참가자들의 무성의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행사진행은 영화제 개막식이 기존의 동네잔치의 성격을 아직 다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효인씨의 말대로 점점 사회에서 영향력이 멀어져가는 영화에 일침을 날리고 죽을 때까지 신나게 놀아보자는 의미의 슬로건인 '영화! 넌 이제 죽었다'로 시작된 이번 한국독립단편영화제가 다양한 작은 영화들을 맛볼 수 있는 즐거운 무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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