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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itation of Life


<10분> 숨을 곳이 없다 :::


양유창 | 2014년 05월 18일
조회 2586


주인공은 고지식한 남자입니다. 성실하게 일 잘하고 꿈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족이 가난하다는 것. 퇴직한 아버지와 보험설계사 엄마, 고3인 동생 뒷바라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낙하산에 밀리는 모욕을 당하고도 인턴직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인자한 미소를 띠던 부장은 자기 책임 아니라고 발뺌하고 처음엔 위로해주던 선배도 나몰라라 합니다. 회식에서 한바탕 난리법석을 피운 후 이틀 쉬고 출근한 날, 마음먹고 사표를 내려고 하는데 부장이 붙잡습니다. "회사라는 게 다 그런 거야.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지. 이번엔 내가 확실하게 밀어줄테니까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봐. 어때? 생각할 시간 10분이면 되지?"



주인공은 뒤돌아봅니다. 사람들은 가장 안전한 자리를 찾아 숨어 있습니다. 째깍째깍 시계추 돌아가는 소리가 반복되는 직장생활마냥 무겁게 들립니다. 주인공에겐 이 모든 풍경이 낯설기만 합니다. 10분. 이들처럼 그도 안전한 곳을 찾아 숨어야 할까요? 꿈을 찾아 떠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요? 아니, 당장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런데, 그가 남기로 결정했을 때, 사람좋은 표정으로 대하면서 책임지지 않는 저 부장이 그의 미래 모습은 아닐까요?

'직장 스릴러'라는 카피답게 영화 <10분>은 긴장의 연속입니다. 직장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적나라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직장을 경험해본 사람들에겐 공감을, 취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공포를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92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내내 먹먹했습니다. 중간중간 삽입된 암전은 그 먹먹함을 견디라고 감독이 일부러 준비해놓은 것 같았습니다. 단연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수확 중 한 편입니다. 감독은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대학원 1기 졸업생 이용승. 졸업작품으로 입봉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던 애초 설립당시 이 대학원의 취지답게 정말 멋진 영화가 탄생했군요.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BLOG: rayspac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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