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디텍티브>를 보고난 후의 느낌은 <첩혈쌍웅>을 처음 보고난 후의 느낌과 비슷하다.
새로운 것이 꿈틀거리고 대단한 영화를 보고난 것 같은 우쭐한 기분이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느낌. 두기봉. 위가휘의 마력에 홀렸다.
거기에 유청운의 미친 연기까지. 정말 영화가 미쳤다!
그 옛날 <우견아랑>의 감독 두기봉. 이 이름은 현재 홍콩 영화계의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들을 총집결시키는 이름이 되어 버렸다. 양조위가 다른 프로젝트를 거절하고 두기봉을 기다린다. <우견아랑>에서 함께 했었던 두기봉과 주윤발은 이제 그때와는 확연히 다른 위치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지금 홍콩영화계는 두기봉과 유위강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왕가위는 캘리포니아 드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주성치는 이제 보편적인 웃음으로 돌아섰으며, 서극 오우삼 임영동은 더이상 홍콩을 그리지 않는다. 한때 패러디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왕정이 요즘 다시 기지개를 켜는 것도 두기봉과 유위강을 앞세운 홍콩영화의 부활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개인적으로 유위강의 영화들을 볼 때에는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을 두기봉에서 느끼고 있다. <무간도> <상성>에는 없던 무언가가 <매드 디텍티브>에는 있다.
이 영화는 확실히 다르다. 기존의 홍콩영화라고 부르던 편협한 범주를 뛰어넘었다. 내러티브, 스타일, 미장센, 플롯... 분석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 한 경지를 보여주며 영화가 가지는 흡인력 자체 만으로도 쉽게 즐길 수 있어 상업영화로서도 훌륭하다.
쉼표와 물음표, 그리고 액션. 독백과 방백, 그리고 소통.
영화가 리듬을 타고 관객에게 내기를 한다. 범인이 누구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래서 어떻게 되는거야 라고 물어보게 만든다.
80년대 <첩혈쌍웅>이 새로웠던 점은 스타일을 극단으로 밀어부쳤다는 것이라면, 2007년 <매드 디텍티브>는 촘촘한 그물을 짜놓고 우직하게 자신이 믿는 것을 관객도 믿게 만든다.
이것이 (공동연출과 각본을 맡은 유가휘와 함께) 두기봉의 힘이다.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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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디텍티브 Mad Detective> 영화가 미쳤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