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영화 베스트 10

Imitation of Life

2006년 영화 베스트 10 :::

양유창 | 2007년 01월 01일
조회 6930

돌아보면 올해는 많은 영화를 놓쳐버렸네요. 올해 개봉한 영화들을 훑어보고 있노라니 놓쳐버린 영화들이 안타깝네요. 더 차일드, 박치기, 굿나잇앤굿럭, 보랏, 수면의 과학 등등... 시간날때 꼭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베스트 10을 꼽아볼까요?

1. 타짜

올해는 새로운 영화를 찾기 힘들었고 가장 아쉬움이 남습니다. 타짜를 1위로 꼽은 것은 홍콩영화에 대한 향수 때문인 것 같네요. 멋진 도박 판타지를 기대했고 영화는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시종일관 긴박감을 유지하는 비결은 관객보다 한발 앞서 사건을 전개시키는 추진력에 있습니다.

2. 천하장사 마돈나

내러티브는 사실 특별한 것이 없죠. 하지만 캐릭터가 살아있습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카메라를 빌려와서 <고양이를 부탁해>의 캐릭터들을 찍는다면 이런 영화가 나올까요? 근사한 성장영화이자 익살스런 퀴어 판타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재치있고 즐겁습니다.

3. 짝패

류승완이 아무리 한국 고전 액션영화에서 모티프를 따왔다고 이야기해도 이 영화는 <킬빌>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킬빌>을 닮으려는 시도 자체가 마음에 들어요. 아예 똑같이 찍었어도 좋았을 뻔했어요. 칼 대신 몸으로 만든 <킬빌>. 가장 좋았던 장면은 역시 온성 시내에서의 스트리트 아크로배틱 집단 대결 시퀀스죠. 패싸움도 더럽지 않고 깔끔하게 나올 수 있구나 하는걸 보여주었습니다.

4. 가족의 탄생

새로운 가족의 대안을 보여주었다.. 저는 별로 이런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영화 형식과 결말 부분에서 이 영화가 끌렸습니다. 구질구질한 이야기들이 유쾌하게 막을 내리고 세가지 이야기의 묶음이 신선하게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실 엄청나게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솜씨좋게 다듬는 것이 바로 연출의 힘이죠. 김태용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네요.

5. 방과후 옥상

연출의 힘이라는 면에서 이 영화는 단연 최고입니다. 하지만 순위가 밀린 이유는 이 영화가 미국영화 <세시의 결투>와 비슷한 설정을 갖고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표절인지 아닌지는 감독 본인만이 알겠지요. 4시의 결투를 앞둔 봉태규의 좌충우돌 코미디와 시시각각 반전되는 상황들이 영화를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짜임새 있고 감각이 뛰어난 영화.

6. 브로크백 마운틴

올해 가슴을 적신 유일한 영화라서 뽑았습니다. 정신을 맑게 해주는 따뜻한 정화수 같은 영화입니다.

7. 매치포인트

우디 앨런도 긴장감 넘치는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수작. 꽉 짜여진 플롯과 멋진 대사의 스크립트가 훌륭한 영화입니다.

8. 다세포소녀

상당히 과소평가된 영화 중 한편이죠. 다양한 장르파괴와 실험정신으로 도배되었는데 한국영화에서 쉽게 보기 힘든 이런 시도 자체가 긍정적입니다.

9. 브이 포 벤데타

영국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주제인 파시즘에 대한 또다른 해석. 지극히 <닥터 후>스러운 개인적인 취향의 영화입니다.

10. 괴물

심형래에게 꼭 보여주고싶은 영화입니다. 괴물 그 자체보다는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괴물 영화.

그외 좋았던 영화들

비열한 거리
수퍼맨 리턴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디파티드
인사이드맨
뚝방전설
뮌헨
스윙걸즈
폭력써클
구타유발자들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 그랬지만 한번 언급할 가치는 있는 영화들

달콤, 살벌한 연인
사랑을 놓치다
싸움의 기술
손님은 왕이다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로망스
크래쉬
잔혹한 출근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완전 실망한 영화들

일본침몰
시간
해변의 여인
커피와 담배
한반도
마이애미 바이스

꼭 챙겨보겠다고 생각한 영화들

더 차일드
타임 투 리브
썬데이 서울
박치기!
신성일의 행방불명
피터팬의 공식
보랏
가을로
수면의 과학
프레스티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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