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of Two Years... :::
양유창 | 2001년 01월 14일
조회 6917
 |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
나는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단순히 장애를 극복한다는 것이 아니라 곤란함이 인간에게 어떤 화학적 변화를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때로는 훌륭하고 좋은 모습도 보여지고 때로는 약하고 비열한 모습도 보여진다.
나는 추운 날씨를 좋아한다. 영하 몇 도 몇 도 하는 것은 사실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얼어죽을 정도로 추운 날씨 속에서 난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난 내가 갖고 있는 안일한 모습이 보여질 거라고 믿는다.
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엄마야 누나야]의 안재욱 같은 캐릭터, <텔미썸딩>의 심은하 같은 캐릭터,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석규 같은 캐릭터, 그리고 <블레이드 러너>의 해리슨 포드 같은 캐릭터를 좋아한다. 뭔가 자기 세계가 있으면서도 주변에 의해 쉽게 영향받는 사람들. 외유내강이라고 할까.
나는 한밤중에 먹는 라면을 좋아한다. 이런 때는 물을 조금만 붓고 쫄일 듯이 라면을 바싹 끓여 먹는다. 스프가 진하게 들어가면 더 좋다. 라면 맛이 더 진할 테니까. 라면은 역시 한밤중에 호호 불어가며 먹는 게 제격이다.
나는 연주하는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며칠 전 우연히 '줄리아 하트'라는 밴드의 공연에 가서 더더욱 라이브의 즐거움을 느꼈다. 눈앞에서 연주되는 기타와 드럼 소리는 이어폰으로 듣는 것에 비할 바 못된다. 특히 그 음악이 '줄리아 하트' 같은 아주 감성적인 밴드의 것이라면..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마시는 걸 좋아한다. 술이라는 게, 예전에는 참 맛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때처럼 그렇게 억지로 마시지 않는다면, 참 좋은 매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겠다.
나는 대충대충 하면서도 자기 역할에 충실한 그런 배우들을 좋아한다. 정말 연기자가 그 역할에 몰입되어서 열연을 펼치는 그런 스타일은 너무 보기에 고통스럽다. <박하사탕>의 설경구 같은 그런 열연보다는 <펄프 픽션>에서 하비 케이틀처럼 그냥 대충대충 얘기하고 빠지는 연기가 더 매력적이다. '열심히 할께요' 이런 말 보다는 '다음엔 잘할께요' 이런 게 더 좋다.
어설픈 액션 보다는 따뜻한 로맨스가 더 좋고, 유치한 로맨스 보다는 확실한 드라마가 더 좋다. 여기에 속하지 않은 서스펜스나 스릴러는 약간이라도 어색하면 안된다. 여자의 인생이 드라마라면, 남자의 인생은 스릴러?
난 눈비오는 날이 좋다. 비오는 날 사고당한 적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뭔가가 와준다는 것 만으로 분위기가 있다. 창 밖으로 빗소리 듣는 것, 눈발이 날리는 것,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뚝뚝 끊어서 시적으로 가는 것을 좋아한다. 아기자기한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드문드문 시적인 느낌이 더 좋다.
모든 감정들이 이렇게 짧은 말들로 설명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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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BLOG: rayspace.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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