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영화 베스트 10 :::
양유창 | 2009년 01월 04일
조회 7211
2008년 영화 베스트 10
2008년의 영화 경향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면, 헐리우드 영화의 프랑스화, 홍콩영화 매력의 부활, 한국영화의 퇴보, 조금씩 커져가는 일본의 작은영화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2008년의 영화 10편을 꼽아봅니다.
1. 매드 디텍티브
두기봉, 위가휘는 매장당했던 홍콩영화를 관 속에서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그동안 홍콩영화가 스스로를 복제하며 자멸했던 과거에 대한 자기반성을 거쳐 영화의 교과서인 오손 웰즈를 통과하며 더 위풍당당하게 세계에 그 존재를 알린 것이다. 다시 열광할 대상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씨네필들에게는 얼마나 큰 위안인가!
2.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엔 형제의 영화를 보면서 영화 못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대단한 배짱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들의 필모그라피 한 편 한 편이 미장센과 각본에 대해 연구대상이 될 정도로 눈부시다. 특히나 디테일에 강하다. 작은 사건에서 큰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안다. 특히 이 영화를 더 눈부시게 만든 것은 살인마 안톤을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 덕분이다. 이제 헐리우드의 주류가 된 그들을 보고 있으니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3. 다크 나이트
가끔은 어설픈 철학놀이이자 유치한 흉내내기라고 독설을 뿜어내고도 싶지만 그러기에 <다크 나이트>는 너무 잘만들었다. 2008년 최고의 축복받은 영화가 아니었을까.
4. 추격자
"믿을 수 없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정말 신인감독의 솜씨라는 것을 믿기 힘들다. 시시각각 긴장과 스릴을 엮어내는 방식이 때론 지나치게 헐리우드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시대의 흐름과 통하고 있다.
5. 식코
올해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영화 중 한 편인 <식코>. 의료보험 후진국인 미국인으로서의 스트레스에 관한 이야기이자 캐나다를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그린 마이클 무어의 환타지가 담긴 영화이기도 하다. 마이클 무어의 재치있는 독설은 언제나 즐겁다.
6. 이스턴 프라미스
의도하지 않았던 친절이 불러낸 엄청난 소용돌이. <폭력의 역사> 이후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가 점점 더 짜임새있고 더 이해하기 쉬워지고 있다. 말초자극 속의 이면을 끄집어내던 예전 방식이 아니라 충분한 내러티브 속에서 인과관계를 이끌어내려 한다. 더 시야가 넓어진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7. 클로버필드
<블레어윗치>가 촉발한 새로운 시도이지만 그 새로움이 괴수영화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관객들을 믿게 만들어라"는 뤼미에르 시대 이래 영화의 목표에 가장 근접하게 다가간 영화.
8. 월-E
어찌하여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은 고독을 다루게 되었는가. 이 영화의 백미는 초반 30분. 대사 한 마디 없이 월-E를 소개하고 있다. <토이스토리> 이후 가장 혁신적인 픽사 애니메이션.
9. 벼랑 위의 포뇨
미야자키 하야오는 손자를 대하는 시선으로 돌아왔다. 좀더 쉽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따뜻하게 영화가 끝난다. 멀리서 시집온 이국 처녀와 같은 포뇨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인간 세상의 비극적 삶과는 달라져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10. 영화는 영화다
진짜 액션 영화를 찍는거야. 이 영화를 순위 내에 꼽은 이유는 이 영화를 만든 시도 자체가 기억할 만하기 때문이다. 작지만 임팩트가 강한 이야기. 물론 모든 영화가 이럴 수는 없겠지만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특별히 언급할 만한 영화들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데어 윌비 블러드
맘마미아
미쓰 홍당무
번 애프터 리딩
보딩 게이트
스위니토드
아내가 결혼했다
인크레더블 헐크
인터뷰
쿵푸팬더
퍼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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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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