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일랜드> :::
양유창 | 2005년 07월 24일
조회 7954
"나를 복제한 인간이 있다면 학교 시험을 대신 보게 할텐데"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 이후, 또 인간을 닮은 로봇이 인간보다 더 인간다워진다는 SF영화와 소설의 상상력이 쿨하게 다가왔던 청년기 이후, 세월은 흘러흘러 이제 복제인간은 현실로 다가왔고 과학 뿐만 아니라 생명과 윤리에 대한 논란까지 관심이 증폭된 시기가 되었다.
굳이 황우석 박사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언젠가 분명히 인간을 복제하는데 성공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짜와 가짜, 복제인간의 인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나라에서는 환영(?)할 만한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복제인간은 쌍둥이와 달라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이 생명체에 기겁을 할 지도 모른다.
영화 <아일랜드>는 바로 이 상황에서 출발한 영화이다. 20년전 <블레이드 러너>가 상상했던 가까운 미래, 2019년을 배경으로 복제인간의 정체성을 다룬다. 다른 점이 있다면 <블레이드 러너>의 2019년에서는 복제인간(엄밀히 말하면 싸이보그 리플리컨트)과 진짜 인간이 한데 엉켜 살아가는 반면, <아일랜드>의 2019년에서 복제인간은 인간에게서 격리되어 있다. 아마도 <아일랜드>에서 살아남은 복제인간들은 머지않아 <블레이드 러너>처럼 도시를 자유롭게 활보할 권리를 얻지 않을까.
<아일랜드>는 복제인간을 다루는 SF영화이면서 한편으로는 마이클 베이의 영화이기도 하다. 언뜻 매치가 안되는 이 조합을 통해 마이클 베이는 자신의 영화가 좀더 영리해지고 세련되어졌음을 선포한다. 이는 아마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리 브룩하이머 대신 새로운 조력자로 나선 때문인 듯한데, 마이클 베이는 스필버그의 공간에서 자신의 장기인 숨막히는 추격전과 영웅담으로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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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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