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itation of Life

Dear Shakespeare, Show Me Praha


글: 양유창
2001년 07월 20일

  • Listen(MP3): Show Me

    공연이 시작되면 배우가 무대 뒤에서 등장합니다. 왕위를 물려주려는 늙은 왕 '리어'가 독백을 합니다. 그에게는 세 딸이 있습니다. 그의 두 딸들이 서로 아버지에게 간청을 합니다. 막내딸 '코딜리어'는 간청을 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프랑스로 추방당합니다. 결국 리어왕은 두 딸들에게 잉글랜드를 나누어줍니다. 어리석은 아버지와 욕심 많은 딸들에 의한 권력다툼은 결국 피를 부릅니다. 오만과 편견 속에 미쳐버린 리어는 결국 죽습니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윌리암 셰익스피어의 [킹 리어]는 3시간 15분짜리 연극입니다. 17세기에 지어진 사우스 뱅크 지역의 글로브 극장은 당시 셰익스피어가 소유하고 운영하던 극장 중 하나입니다. 그 극장의 낡은 시설에서 지금도 매일 셰익스피어 연극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런던의 스트라트포드에서 태어나 자란 셰익스피어의 이야기입니다. 글로브 극장은 3층으로 되어 있는 원형의 극장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어떤 좌석에 앉아도 모든 무대를 다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어딘가는 항상 시야를 가리게 되어 있습니다. 불편하지요. 게다가 배우들은 극장의 여기저기 사방에서 등장하고 퇴장합니다. 가끔은 무대 뒤에서 사건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노래하는 사람들은 극장의 옥상 다락방에서 노래를 불러줍니다. 막과 장을 알리는 사람들은 긴 봉을 타고 올라 큰 소리로 관객에게 소리질러줍니다. 오로지 마당에 서서 관람하는 관객들만 이 연극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Hang there like fruit my soul
    Till the tree die"

    - [Cymbeline], William Shakespeare


    제가 좋아하는 도시 중의 하나는 '프라하'입니다. 프라하는 빈부격차가 심한 도시입니다. 대략 15구역으로 나누어진 프라하의 관광지구인 중심지(프라하 1-4 지역)를 벗어나면 외곽으로는 말 그대로 적막이 흐르는 구 공산권의 침울함이 내려집니다. 공장같은 건물들과 무뚝뚝한 표정의 사람들. 하지만, 정작 말을 걸면 그들은 친절합니다.

    프라하 9 지역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시내로 내려오는 길. 그 길에 블타바 강이 있습니다. 몰다우 강으로도 알려진 이 강은 예전에 동화 속에서 보던 고성들과 붉은 지붕의 마을들 사이를 가로질러 흐릅니다. 밤이 내리면 고딕 양식의 고성이 반사하는 불빛과 강물에 비치는 다리들의 불빛이 환상적입니다. 다리 위에 올라 파티가 한창인 유람선을 바라다봅니다. 춤추고 술 마시고 떠드는 미국 관광객들로 분주합니다. 이곳은 서구화가 완성된 프라하 1 지역입니다.

    런던에서 만난 체코인 친구는 체코인의 평균 월소득이 200파운드(40만원)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200파운드면 대략 10000코루나 정도되는 돈입니다. 프라하에서 하룻밤을 묵는 숙박비는 최소 500코루나입니다. 제가 프라하에서 인형극을 보는 데 들인 돈이 400코루나이고 식사 한 끼를 해결하는데 들인 평균 비용이 100코루나입니다. 중산층 이하의 체코인은 프라하에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프라하는 소수의 상류층 체코인들과 서구유럽과 미국, 극동아시아 지방에서 온 관광객들로만 채워져 있는 도시입니다.

    프라하의 지하철에서 한 아이를 보았습니다. 엄마품에 안겨 자고 있었습니다. 파리의 아름다움과 비엔나의 편리함을 합쳐놓은 것 같은 프라하라는 도시의 지하철 A호선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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