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을 기억하며
글: 양유창
2003년 12월 18일
올해 개봉한 영화는 총 275편.
나는 그중 115편을 보았다.
돌이켜보건데 올해는 특별히 열광하며 본 영화가 드물었다.
고만고만한 작품들이 많았다.
한국영화는 양극으로 나뉘었다.
최악의 쓰레기들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품들.
저질 코미디들은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이면 꼬리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좋은 작품이 많은 관객으로 화답받은
<살인의 추억>, <장화, 홍련>, <올드 보이>
세 편의 선례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여기 아주 주관적이고 편협한 2003 베스트 10과
누가봐도 명명백백한 최악의 영화들을 나란히 싣는다.
베스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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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이 나의 기준은 독창성과 새로운 스타일이다. <올드보이>를 완벽한 영화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새로움을 추구하는 진정성과 넘치는 에너지로 충만한 장면들 만으로 충분하다.
2. 28일후...
난 사실 대니 보일의 감독판보다 인터내셔널 버전이 더 마음에 든다. 내가 찍고 싶던 종류의 영화. 상상력과 스타일의 결합이 괴물을 탄생시켰다.
3.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장면들이 피터 잭슨이 연출한 화면 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아니, 다시 책을 읽는다면 반대로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오르겠군. 날 완벽하게 혼동시킨 영화.
4. 지구를 지켜라!
이렇게 경쾌하게 사람을 속일 수 있다니.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면도 실망시키지 않는 천재의 범작.
5. 볼링 포 콜럼바인
정말 그때 볼링을 쳤더라면 그 친구들도 나도 슬프지 않았을 것이다. 거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밀어부친다. 뚝심으로 밀고가는 마이클 무어의 저력이 절정에 달했다.
6. 도그빌
답답하고 좁은 공간에서 3시간 동안 한 여자의 일생이 펼쳐진다. 가상의 공간에서 연기를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빨려들어간다. 천부적인 이야기꾼 라스 폰 트리에의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
7. 펀치 드렁크 러브
두가지에 놀랐다. 웃기는 줄만 알았던 아담 샌들러가 시침 뚝 떼고 출연했다는 것과 그가 꽤 역할에 잘 어울린다는 것. 마치 <트루먼 쇼>의 짐 캐리를 떠올리게 한다. 아기자기하면서 깔끔한 소품 같은 영화.
8. 킬빌
쿠엔틴 타란티노의 취향에 동의한다. 그래서 이 영화에 열광한다. 설명하고 해석할 필요가 전혀 없는 영화. 있는 그대로의 피튀기는 장면들을 즐기면 그만이다.
9. 25시
인간이 최악의 순간에 처했을 때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스파이크 리는 현미경을 갖다 댄다. 그리고는 그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결국 허공에 날려버린다.
10. 갱스 오브 뉴욕
자본주의에 관한 잔인한 우화. 댄디함의 대명사 뉴욕을 무식하게 표현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용기있는 영화.
기억할 만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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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타임 크룩스
영웅
캐치 미 이프 유 캔
클래식
무간도
어바웃 슈미트
8명의 여인들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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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3 레볼루션
신과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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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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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내츄럴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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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아메리칸
미스틱 리버
무간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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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릴리
밀레니엄 맘보
살인의 추억
모노노케 히메
장화, 홍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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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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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돼지
원더풀 데이즈
올해 최악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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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
하늘정원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조폭 마누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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