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큼이나 에니메이션 보는 것을 즐깁니다. 요즘 보고있는 몇몇 작품들 중에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R.O.D 라고 불리우는 일련의 시리즈물 중 TV 방영 버전입니다. 비디오로만 출시된 첫번째 파일럿 비슷한 버전은 이미 국내에서도 모 케이블을 통해 방영이 되었었구요, 그 외에도 각기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화책과 소설이 진행중에 있는 약간은 방대한 프로젝트입니다.
R.O.D 는 가장 기본적으로 Read or Die 를 그 제목으로 하고 있습니다. (TV 버전의 제목은 Read or Dream입니다만-) 상상력으로 승부하는 에니메이션답게 이 작품은 종이술사라고 불리우는 신기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내세웁니다. 종이를 마음대로 다루는 것이죠. 다들 '책'에 환*해 있는 사람들이라는 설정도 좋습니다. 한시라도 책을 눈에서 떼어놓지 않는 주인공들은 독서광일 뿐 아니라 헌책방을 돌고 돌며 책을 사들이는 책 수집광이기도 하고, 그래서 가끔 나오는 일본의 서점가 '진보쵸'는 제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실은 그렇습니다. 영화든 뭐든, 어떤 작품에서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배경이나 작은 소재들은 저를 끌어들이는 큰 역할을 합니다. 음악도 분명 그렇습니다. 전혀 내용 전개에 관계가 없다고 해도 피터팬의 스팟광고에 콜드플레이의 'Clock'이 흘러나온 것은 제게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들이 책을 본다는 것은 정말 마음에 드는 설정입니다.
그런 것들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단지 영화의 내용전개가 어떻고, 감독의 연출이 어떻고 하는 것만 가지고 작품을 판가름하는 것은 영화가 주는 즐거움과 감동, 그리고 메세지를 일부분만 받은 셈입니다. 물론 눈뜨고 본 것조차 아까울 정도로 마음상하는 영화도 가끔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분명 쉽게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영화가 실은 '좋은영화'입니다.
김관식 lilactea's buttons / 라일락찻집 말아먹기
어째서 나는 영화보기를 꺼려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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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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