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츄럴시티>는 한국 SF영화의 밝은 미래 :::
이종열 | 2003년 09월 26일
조회 3607
영화 개봉도 전에 이 영화를 벤 수많은 메스(mes). 나는 여기에 붕대를 감는다. 바쁜 네티즌들이 이 글을 읽다 말까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내츄럴 시티>는 한국 SF영화의 밝은 미래다." 영화적 완성도가 있고 나름대로의 독창적 미학이 있다.
무엇보다 <내츄럴 시티>는 그간 한국 SF영화가 간과해온 드라마를 갖고 있다. 그러하기에 캐릭터들의 사연에 공감하게 되고 마구 슬퍼지게 된다.
물론 <내츄럴 시티>는 오마쥬를 쉽게 들키고 말았다. 조금만 보고 있자면 <블레이드 러너>와 <공각기동대>가 대번에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오마쥬'라고 표현했다. 그러니까 <내츄럴 시티>는 따라는 했지만 그 카피의 수준이 자기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현대의 SF쟝르는 서로 닮기 마련이다. 그 유명한 <매트릭스>는 워쇼스키의 순수한 창작물인가? 그렇지 않다. 이 영화야말로 짬뽕영화의 최고봉이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비쥬얼이 구리지 않는가에 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내츄럴 시티>의 마지막 30분에 다 들어있다.
문제의 위대한 마지막 30분을 보면 <내츄럴 시티>가 단순히 카피하는 데만 급급한 작품이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다른 블록버스터처럼 끝 부분에 제작비를 쏟아 붓는 영악한 계산이 아닌 미학적 완성도를 <내츄럴 시티>는 발산한다. 디스토피아 SF영화의 비장미 미학이 심장을 마구 발길질하고 있다. 여기에선 관객에게 잘 보이기 위한 잘난 체 보다는 감독의 자존심이 먼저 눈에 보인다. 민병천이 누군가.
한편 유지태는 이제까지 감춰두었던 최고의 메쏘드 연기를 보인다. 나는 그가 이처럼 멋진 배우였는지 왜 그동안 몰랐을까? 그리고 이재은, 서린(A), 윤찬(A)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 타이틀이 다 오르기까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직업적 의무가 아닌 이 영화에 대한 감동의 무의식적 행동이다. 극장엔 여러 사람들이 끝까지 앉아 있었다. 자막이 다 올랐을 때 나는 감독을 비롯한 스텝들의 고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구나를 깊이 느꼈다. 감사하다.
이 영화가 개봉하면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사운드가 아직 완성된 상태가 아니란다. SF영화에서 사운드는 특히 중요하다. 이 글을 읽는 당신들, '<내츄럴 시티> 폐인'이 될 준비는 다 되었는가? [★★★☆]
|
  
 | 이종열
*취미-비디오 테잎 모으기, 영화일기 쓰기
*해보고 싶은 역할-엑파의 멀더
*내 인생의 영화-수자쿠
*이상형-스컬리+강철천사 쿠루미
*좋아하는 배우-소피마르소, 줄리 델피, 전지현, 조재현, 김유미
*감독-이와이 슈운지, 장선우, 에밀쿠스트리차, 키에슬롭스키, 기타노다케시
*싫어하는 것-아프다는 말, 로빈윌리암스 출연 영화, 가루약, 교복이 어색한 꼬질꼬질한 여중생, 스페이스 A의 루루, 양미라… |
|
국가별 검색
가격대별 검색
국가별 검색
가격대별 검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