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난 가족> 문소리! 올 누드로 바람나다 :::
영화를 통해 본 현대 한국 가정사의 모습
노정규 | 2003년 08월 19일
조회 8677
강렬한 섹스가 이어진다. 그 동안 쌓였던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듯 두 몸은 서로 엉키어 자기의 반을 채워 넣는다. 그러나 섹스가 끝난 뒤 다소 슬픈 정체감이 흐른다. 다시 자기가 소속된 가정의 품으로 가는 그의 뒷모습은 무겁게만 느껴진다. 그 안의 가정과 가족은 기대감과 행복감은 이미 사라지고 의무감만이 존재하는 껍데기 일뿐이다.
영화 <바람난 가족>은 언론시사회 이전에 펀드시사회라는 명목으로 지난주 화요일과 목요일 양일간에 걸쳐 VIP시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투자를 하기 위해 사전에 접수한 관객들이 자리를 메웠고, 감독과 프로듀서, 배우들이 인사말을 간단히 소개했다.
이 영화는 버스나 지하철, 인터넷 배너 광고를 통해 최근에 급작스럽게 떠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중심에는 문소리의 나체에 가까운 전라 포스터 광고가 눈길을 모으고 있으며 성인용 동영상을 통해 좀더 이 영화의 수위가 만만치가 않음을 몸소 느끼게 해주고 있다.
특히 감독의 전작을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1998년 강수연 주연의 <처녀들의 저녁식사>, 2000년 <눈물>을 통해 에로적인 상업적 요소를 사회적 트러블과 접목시키는 데 나름대로의 강점을 지니고 있는 임상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좀더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외에도 작년에 상복이 터질 정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여배우 문소리의 에로연기도 나름대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함에는 부정할 수 가 없다. 그리고 MBC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를 통해 나름대로 인기도가 상승한 봉태규의 조연급 연기도 볼만하다. 거기에 백전노장 김인문과 윤여정의 연기는 극의 활력소를 도리어 뒷받침하는데 일조한다.
위와 같이 캐스팅 면이나 연출 면에서 살펴보면 나름대로 적절한 매치를 이루고 있음에는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 에로적인 대중적 요소와 불안한 가정의 무거운 주제를 적절히 배합시켜 맛있는 양념을 만들었다는 면에서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는 결과임으로 그런 점에서는 박수를 보낸다.
시사회전 감독의 인사말에서 조금은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 영화는 떡영화입니다. 떡을 치듯 그냥 떡영화로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감독의 말한 마디는 다소 폭소를 자아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다의적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떡을 치는 듯한 일련의 행동적 모습을 떠나 힘을 들여 변형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떡 반죽의 모습처럼 지금의 사회모습에서 순수한 모습도 어쩔 수 없이 변질된 측면으로 해석하게 되는 모순을 꼬집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감독의 설명이었다.
변호사업을 하고 있으면서 애인을 두고 있는 남자주인공과 아이를 입양하여 기르고 있으면서 남자고등학생과 원조교제를 하는 부인, 13년만에 오르가즘을 느끼면서 간암에 걸린 남편을 뒤로한 채 애인과 사귀고 있는 시어머니 등 영화 속에 등장한 인물들은 다소 내부적으로는 비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면서도 외부적으로는 사회적 지위와 교양, 명예를 이루고 있는 아이러니컬한 면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만의 욕구충족에 급급하며 그 욕구충족은 단순히 섹스만이 아니라 물질적 욕구에도 이기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각자가 서로를 자유롭게 위로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그것은 관심밖에 위치한 허물적인 사랑일뿐 진정한 사랑은 없다.
변호사의 수입과 우편배달부의 수입을 간접적으로 대사를 통해 비교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부익부 빈익빈 적 경제요소를 드러내고 있으며 부부관계에 이면 속에 드러나고 있는 파행적 이기주의 또한 우리의 지금 21세기 가정사회의 치부를 부끄러울 만큼 솔직하게 보여 주고 있다.
영화 <바람난 가족>은 단순히 바람난 가족의 일원들을 하나둘씩 나열하고 있는 순차적인 방식이라기 보다는 그 바람난 가족들이 왜 바람이 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원인제공살펴보기의 역순차 방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좀더 정확할 것이다.
70년대 <영자의 전성시대>와 같은 호스티스 영화를 비롯하여 80년대 '매춘'을 거쳐 현재 <바람난 가족>을 통해 사회적 불감증이나 불만족, 스트레스등을 섹스라는 행위적 요소로써 그 현상적 이면을 탐구하는 것은 나름대로 각 시대별로 공통적으로 세기말적 현상을 느끼고 있음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단순히 포스터 광고에서 나타나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측면에만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나타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현재 슬픈 미래를 향해 뛰어 가고 있는 우리들 가족의 아픈 가슴을 보여주는 가족영화다.
좀더 우리와 우리 곁에 있는 가족들의 모습과 경제불황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사회적 파행들을 이 영화를 통해 좀 더 진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영화는 사회를 반영한다는 말이 꼭 이 영화와 딱 들어맞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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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정규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전공
모니터 활동, 명예기자 경험 다수
씨네코아, 아트로드, EBS교육방송, 네띠앙, NATE, M.NET 모니터 요원
국정홍보처, 서울시정, 산업인력관리공단 HRD, 녹색교통협회 대중교통 모니터 요원
야후지기, 천리안 게임 테스터, 중앙일보 헬스케어 명예기자, 조이씨네 명예기자, KMTV 통신원, 연세엽기신문 기자, 일간스포츠 학생기자, 위클리엔터테이너 명예기자, 한겨레 신문사 하니 리포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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