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에서도 서쪽 숲은 가지 말라고 했던가? 탈주범과 경찰, 야쿠자,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인, 그리고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그 남자’는 운명적으로 ‘부활의 숲’에 모여든다. 이때부터 살육전이 벌어질건 자명한데, ‘부활’이라는 닉네임은 폼으로 붙여진 게 아닐 터. 이 숲에서만은 죽어도 죽여도 다시 살아난다는 것. 좀비가 되는 셈인데, 녀석들이라면 자잘하게 신체를 토막내야하는 질긴 놈들 아닌가? 비밀을 알고 있으면서 모든 일을 꾸몄던 '그 남자’에 의하면 ‘부활의 숲’이 저승과 이승을 잇는 일종의 갈아타는 곳이기 때문이라는데...
액션만 하는 액션영화.
자막도 뜨기 전에 벌어지는 하드 고어 액션. 잠깐 자막 뜨고 다시 잽싸게 벌어지는 총격씬. 예전에 <첩혈쌍웅>에서 시간당 사람 죽어나가는 통계를 본적이 있는데, <버수스>는 영화에서 액션장면의 비중으로 따진다면 어디에도 뒤지 않을 영화다. 그 잔혹한 영상미는 또 어떻고? 대충 칼에 찔려도 죽었다는 거 다 알텐데, 머리통에 머리통만한 구멍을 내고서야 칼을 거둔다. 그러고 내뱉는 대사란 게 '아프냐?'정도니. 악착같이 좀비로 부활하는 와중에도 '두 번이나 죽일 수 있으니 더 좋군.'이라며 난도질을 멈추지 않는다. 갈수록 가관이로다. 좀비의 아버지라 통하는 조지 로메로조차 자기 자식들이 <버수스>에서 당하는 학대를 보고선 소송이라도 걸지 모르는 일이다.
공간을 한정시키면 이야기 거리가 빈곤해지는 법. <폰 부스>가 그랬고 <패닉 룸>이 그랬던 것처럼 돌파할 방법은 한정된 시간 내에서 순식간에 요리해야 한다. 헌데, <버수스>는 이와는 다른 경우. 빈곤한 이야기를 무마하기 위해 일부러 공간을 한정시킨다. 따라서 끝없이 이어지는 액션장면에 공들이느라 이야기가 '일시정지'해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그야말로 액션 영화에 액션만 있는 격.
하드 고어액션이 먹히는 건 그래서 영화 중반까지다. 급격한 앵글과 잔혹한 고어장면은 물론 흥미롭다. 하지만 2시간이란 런닝 타임은 그렇게 짧은 시간이 아니다. 슬슬 난도질 액션장면에 물릴 때, 영화는 정작 마땅한 볼거리가 없다. 또다시 이어지는 지루한 액션장면 뿐. 당연한 귀결이다. 액션 영화라고 액션만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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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수스> 액션만 하는 액션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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