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버 더 레인보우> 만날 사람은 꼭 만나게 되어 있다 :::

이종열 | 2002년 05월 16일 조회 4029
만날 사람은 꼭 만나게 되어있다. 이 '믿고 싶은' 진리를 <오버 더 레인보우>는 비온 뒤 생기는 말간 무지개처럼 말끔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화장을 지워내고 나면 별 볼일 없는 얼굴처럼 이 영화는 영상의 매력을 걷어내면 좀 심심해진다. 이는 유사한 구조의 영화 <러브레터>(이와이 순지)가 너무나 많은 얘기를 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잊어버린(혹은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을 찾아가면서, 대학시절의 풋풋한 옛사랑의 추억을 미스테리 구조로 끄집어내는 <오버 더 레인보우>는 역시 감춰진 사랑의 추억을 찾아 고등학교로 가는 <러브레터>와 같은 구조를 지닌다. 이러한 영향력 아래에서 <오버 더 레인보우>는 기를 펴지 못하며 이쁜 그림만 그려나갈 뿐이다.
한편, <오버 더 레인보우>가 정서적 충격으로 준비한 결말부의 반전도 심심한 편이다. 진수(이정재)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짝사랑의 대상이 연희(장진영)라는 것쯤은 이미 중반부에 예상이 되기 때문이다. <러브레터>와 같은 정교한 기억의 회로와 구조, 그것의 이음새, 또 놀라운 반전이 변변치 않음은 미스터리멜로를 추구한 <오버 더 레인보우>를 더욱 부끄럽게 만든다.
그래도 진수, 연희, 상인이 횡단보도에서 교차하는 <오버 더 레인보우>의 클라이막스 장면은 고속촬영이 적절히 사용된 명장면으로 놀라움을 준다. 우연, 인연, 운명의 격정적 찰나를 이정재, 장진영, 정찬 이 세 배우는 세공된 프레임 안에서 천천히 이동해가며 비애감을 극에 달하게 만든다.(내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눈물짓던 장면이다) 또 연희를 왜 무지개로 기억하게 되었는지가 밝혀지는 맨 마지막 장면도 가슴속에 기억해두고 싶은 기분 좋은 장면이다. [★★☆]
※추신: 장진영에게 러브에너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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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열 *취미-비디오 테잎 모으기, 영화일기 쓰기
*해보고 싶은 역할-엑파의 멀더
*내 인생의 영화-수자쿠
*이상형-스컬리+강철천사 쿠루미
*좋아하는 배우-소피마르소, 줄리 델피, 전지현, 조재현, 김유미
*감독-이와이 슈운지, 장선우, 에밀쿠스트리차, 키에슬롭스키, 기타노다케시
*싫어하는 것-아프다는 말, 로빈윌리암스 출연 영화, 가루약, 교복이 어색한 꼬질꼬질한 여중생, 스페이스 A의 루루, 양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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