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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일단 보라 :::


양유창 | 2002년 03월 15일
조회 3571


이 영화의 헤드카피를 살펴보자. "키스가 섹스보다 좋아졌다" 그리고, 내 나이 스물에는 섹스가 궁금했지만 스물 넷에는 키스가 더 좋단다. 무슨 시집 제목에서 따온 헤드카피처럼 보이는데 한 마디로 완전 실패다. 헤드카피는 영화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다.

<스물넷>은 3월 15일 개봉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개봉일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이 영화의 홍보사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스물 넷이 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나 시사회도 없었다. 공익근무요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나 시사회도 없었다. 영화의 타겟이 되는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려는 시도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영화를 개봉하는 목적이 도대체 무엇일까?

이 영화의 홍보와 마케팅에 대해 내가 이렇게 비판하는 이유는 역으로 이 영화가 아깝기 때문이다. 아마도 명필름이나 봄, 튜브픽처스 등에서 제작했다면 이 정도로 홍보가 안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 한 명의 스타도 나오지 않는 <집으로...>의 경우에도 재미있는 카피는 행인들의 발길을 잡아 끌고 있다. <스물넷>의 관계자는 반성할 대목이다.

단지 흥행성적으로 영화의 질을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이 영화에 대해 쓴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스물 넷인 청춘, 인생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 아무 것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결정하지 않은 막막한 청춘을 위한 영화다. 깔끔하고 잔잔한 여운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구청 담벼락의 낙서 같다. 적당히 유머도 섞여 있고,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모두 실제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처럼 보인다.

두 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영화의 소구층으로 겨냥된 20대들에게는 충분히 리얼리즘으로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30대를 위한 동동이었다면, <스물넷>은 20대를 위한 상춘곡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너무 간단해서 이 자리에서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지만, 그 간단한 이야기들이 주는 울림은 <버스, 정류장> 같은 어설픈 회의주의에 비견할 바가 아니다.

아까운 작품이 그냥 묻혀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단 보라. 분명히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BLOG: rayspac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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