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PW    쪽지함쇼핑카트


뉴스
리뷰
기획특집
인물파일
심층기획
숨겨진 영화들
OST Nation
영화강의실
씨네카툰
제2채널
영화제
웹진
뉴스
리뷰
에세이
박스오피스
예고편






리뷰


<센터 오브 월드> 새로운 방식으로 화두 던지기! :::


강병융 | 2001년 12월 15일
조회 2573


여태까지 웨인 왕의 필모그래피는 점잖았다. <조이럭 클럽>은 두말한 나위 없고, 담배 가게를 소재로한 두 편의 영화 <스모크>와 <블루 인 더 페이스> 역시 다소곳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영화였다. 그가 만든 영화들은 잔잔한 속에 인간 냄새가 나는 영화들이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그래서 조금은 지루하기도 한 영화들이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지난 세기의 웨인 왕은 그런 감독이었다. 세기가 바뀌었다. 많은 감독이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고 소리치고, 나름대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웨인 왕, 그 마저도. 그리고 그는 신작 <센터 오브 월드>를 선보였다. 그가 생각하는 세상의 중심은 과연 무엇이길래?

이 영화에 관한 소식은 등급 거부라는 말에서부터 들려왔다. 미국에 요즘 등급 심의 자체를 아예 거부하는 그 중에 웨인 왕의 작품도 있다는 식이었다. 다소 충격적이었다. 어떤 영화이길래 등급 심사 자체를 거부했을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웨인 왕이 만든 영화에 등급 심사가 필요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다시 웨인 왕의 소식이 들려왔다. 자신이 만든 영화의 홈페이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는 것이었다. www.center-of-the-world.com이라나. 들어가 보았더니, 스트립 바 분위기로 묘한 느낌을 주었다. 흡사 처음 사창가에 갔을 때, 받았던 느낌과도 유사한 전율 같은 것이 느껴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스트립 걸과 사이버 채팅도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프로그래밍이긴 했지만. 영화가 기다려졌다.

웨인 왕은 솔직 담백해졌다. <조이럭 클럽>, <스모크>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단지 얘기를 바꾸고, 디지털화 한 것 뿐 이었다. 그가 지니고 있던 인간 내면에 대한 연구 혹은 통찰 내지는 간파 능력은 변함이 없었다. 세간에서는 그의 영화의 껍질을 가지고 왈가왈부했지만, 본질을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단지 인간 속에 있던 여러 부분 중에 다소 민감한 부분을 표현했던 것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웨인 왕은 영화와 인간을 이해할 줄 아는 감독이었다. 표현을 비틀고, 자신의 틀을 깼지만, 자신이 품고 있던 주제 의식에 대한 본질은 유지했던 것이다. 평단이나 대중들은 두 남녀의 행각에 대하여 가타부타 말하며, 등급 논란을 도마 위에 올렸지만, 정작 도마 위에 올라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사랑, 그리고 욕망에 대한 재고였다. 섹스와 스트립, 디지털, 네트워크라는 코드를 가지고 웨인 왕은 본질에 대해 되집고 있었던 것이다. 그 역시도 아직은 확신하지 못하는 세계의 중심에 대해 그는 관객들과 더불어 생각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관객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제공하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좋은 감독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 시사회에 들어가기 전에 막대 사탕을 받았다 그것을 빨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 초반에 스트립 걸이 막대 사탕을 자신의 성기에 넣은 뒤, 손님들에게 넘겨주며 빨게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것을 보며 나 역시 막대 사탕을 빨고 있었다. 그 순간 묘한 느낌이 막대 사탕 끝부터 전해져 왔다. 아찔하고 팅한 순간의 오르가즘 같은 것이.






강병융
오넷콜맨, 살바도르 달리, 무라카미 하루키, 이제하, 장 비고, 키애누 리브스, 정성일, 쿠엔틴 타란티노, 무라카미 류, 이무영, 존 드 벨로, 김영하, 로이드 카우프만, 장정일, 디지 길레스피
- 상기 거명된 자들을 한꺼번에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 마시고 싶은 사람

 강병융 님의 다른 기사 보기 >><< 강병융 님과의 대화 


Readers' Comments


내 의견 쓰기


More Articles to Explore

 

<두사부일체> 제발 박수칠 때 떠나라! (2001/12/21)
<이것이 법이다> 정신 없다 (2001/12/19)
<센터 오브 월드> 새로운 방식으로 화두 던지기! (2001/12/15)
<나쁜 남자> 위험한 영화 (2001/12/15)
<두사부일체> 조폭들이 명예훼손죄로 고발할 영화? (2001/12/14)

  기사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