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픽션이 인물중심 영화의 기점이 될 수 있다. 나는 결정론적인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인물들의 영화가 아니라 인물들이 자신의 철학과 성질을 갖고 살아가는 가운데 사건이 벌어지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넘버3>야 말로 부분부분 주어지는 것들에서 무엇인가를 느끼기를 바랬다."
- 송능한/키노 -
1. 삼류인생들의 거친 담론 그리고 Narrative
군사독재, 문민정부 그리고 새로운 정권교체로 이어지는 어두운 터널속에서 치열하게 자신을 보호하고 또한 이 지겹고도 힘겨운 터널을 빠져나가기 위해 손과 발을 잘라야 했던 검열의 역사속에서 이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기존의 체제에 대한 정면대응이 있었다. 즉 쿠엔틴 타란티노가 <저수지의 개들>을 통해 시공을 넘나들며 불문율이었던 기승전결의 영화문법을 파괴했다면 <넘버 3>는 검열에 못이겨 이제 타성에 젖은 우리 영화의 앞날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 '수다의 방법론'인 것이다.
조폭(조직폭력)이라는 세계 그리고 이들을 뒤쫏는 검사, 조폭에 기생하여 사는 쌈마이들의 카테고리가 만들어내는 악어와 악어새의 회전방식은 그들의 삶(결국 그것마져도 우리의 삶이겠지만)을 '수다'라는 도구로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함으로써 다른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달리 삶에 대한 성찰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런 방식의 영화만들기는 <맨하탄>을 비롯한 우디 앨런의 일련의 영화들을 보는 듯 하지만 우디 앨런이 자신이라는 유일한 캐릭터를 통해서 New Yorker들의 강박관념을 표현하려 했다면 송능한 감독은 조폭이라는 커다란 상징을 통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두서없이 열거하면서 진실한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관객의 선택을 이끌어가는 것이었다. 즉 영화전반을 통해서 연속적으로 배설되는 대사들은 그 대사 자체로는 별로 의미가 없지만 하나하나를 끼워 맞춰서 전체를 본다면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삶이야"라고 말하는 감독의 숨은 노력이 엿보인다. 또한 감독은 결말에서 착한 깡패(한석규분)가 마동팔 검사(최민식분)를 죽여버림으로써 독재정권 이후에 우리가 살아왔던 삶에 대한 의구심을 묻어버리게 하는 안심을 관객들에게 심어주지만 다시 그것을 뒤엎음으로써 우리 사회구조에 대한 대응으로써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갈 길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을 제시하는 것이다.
2. 페르소나, 주류인가 비주류인가?
"<넘버 3>은 점점 마음에 안들고 있다.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와는 달리 주류의 영화로 만들어 지면서 대중들과 만나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희석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영화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송능한/키노 -
조직폭력에 대한 얘기를 다루면서 소박한 아파트, 시인이 되려는 깡패의 마누라에 같은 이야기를 접목시키는 사람은 아무도 지구상에는 없을 것이다. 즉 조폭의 얘기가 단지 다른 얘기를 하려는 도구일 뿐임을 말하는 증거인 것인데 특히 소품이나 세트, 로케이션에 대한 감독의 계산된 미장센은 영화가 단지 우스꽝스런 대사의 나열이 아님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영화를 찍었다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한석규의 변신된 연기도 볼만하지만 주류영화의 영웅주의 이외에 송강호라는 준비된 배우(극단 연우의 단원이었다.)의 역할은 거물급 주연배우 한석규의 출연보다 이 영화를 대중적으로 깊이 알리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즉 정형화된 한국 남성의 의식구조(물론 시나리올를 잘 쓴 덕택도 있겠지만)를 리얼하게 연기함으로써 대중의 대리만족의 희열을 맛보게 하는 데도 기여하면서 영화적인 성공을 거두는데 한 몫을 하게 된다.
3. <넘버 3> 현실인가 타협인가?
"감독이 어떤 담론을 가지고 소신껏 표현할 수 있는 마음... 물론 <넘버3> 때도 그 마음은 같았고 타협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좀더 철두철미하게 말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송능한/키노 -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부분의 대한민국의 삼류국민 그리고 혼자 <넘버 2>라고 생각하는 삼류인생이 <상류국민> 그리고 <넘버 1>이 되려는 삶 속에서의 새옹지마 그리고 치열한 사투는 옛날부터 있어왔지만 해결할 수 없었던, 지금도 미래에도 쉽게는 해결되지 못하겠지만 .......
아무튼 쉽지 않은 소재를 <넘버 1>이 되려는 깡패를 통해서 자신만의 결론을 쉽게 대중에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영화 작가적인 뛰어난 부분들이 엿보이고 있다. 또한 수다의 리얼리즘, 등장인물의 대중적 성공등이 <넘버 3>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고 대중속에서 쉽게 전파될 수 있는 원동력이었으며 송능한 감독을 우리 시대의 새로운 시네 아스트 중의 한 명을로 평가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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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3> 삼류 인생들의 거친 담론 :::
조직폭력에 대한 얘기를 다루면서 소박한 아파트, 시인이 되려는 깡패의 마누라에 같은 이야기를 접목시키는 사람은 아무도 지구상에는 없을 것이다. 즉 조폭의 얘기가 단지 다른 얘기를 하려는 도구일 뿐임을 말하는 증거인 것인데 특히 소품이나 세트, 로케이션에 대한 감독의 계산된 미장센은 영화가 단지 우스꽝스런 대사의 나열이 아님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영화를 찍었다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한석규의 변신된 연기도 볼만하지만 주류영화의 영웅주의 이외에 송강호라는 준비된 배우(극단 연우의 단원이었다.)의 역할은 거물급 주연배우 한석규의 출연보다 이 영화를 대중적으로 깊이 알리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즉 정형화된 한국 남성의 의식구조(물론 시나리올를 잘 쓴 덕택도 있겠지만)를 리얼하게 연기함으로써 대중의 대리만족의 희열을 맛보게 하는 데도 기여하면서 영화적인 성공을 거두는데 한 몫을 하게 된다.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부분의 대한민국의 삼류국민 그리고 혼자 <넘버 2>라고 생각하는 삼류인생이 <상류국민> 그리고 <넘버 1>이 되려는 삶 속에서의 새옹지마 그리고 치열한 사투는 옛날부터 있어왔지만 해결할 수 없었던, 지금도 미래에도 쉽게는 해결되지 못하겠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