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운스> 사랑하기 좋은 계절에 만나는 소품 :::

강병융 | 2001년 10월 23일 조회 5295
종종 소박한 영화를 소품이라는 말로 일축하기도 한다. 소품, 말 그래도 하자면 작은 작품이다. 소품이라는 단어에 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서 작고 소중한 작품이라고 정의하기로 한다. 그러면 <바운스>가 바로 소품이 된다. 작고 소중한 이야기, <바운스>이다.
이 영화를 제목으로 풀어보기로 하자. 바운스, bounce 중학교만 나왔다면 알 수 있는 단어이다. 영화는 시작하면서 bounce(튀어 오르는)되는 작은 원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작은 튀김으로 영화의 문이 열린다. 그리고 주인공 버디(벤 에플렉)의 등장한다. 운명은 작은 어긋남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버디는 우연히 만난 그렉에게 자신의 비행기표를 준다. 한시라도 빨리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렉은 버디를 표를 받고 탑승장을 향해 bounce(뛰듯이 걷다)한다. 그런데 그 비행기는 불행이도, 사고를 당하고, 그렉은 죽는다. 버디는 LA로 돌아와 방황하고, 그렉의 처인 애비(기네스 팰트로)는 남편 없이 힘겹게 살아간다. 죄책감에 사로잡힌 버디는 애비를 찾아간다. 그런데 이런 류의 다른 영화와 같이 둘은 사랑에 빠져 버린다. 둘의 가슴은 콩닥콩닥 bounce(뛴다)한다. 하지만 버디의 정체를 알게된 애비는 그가 그동안 잘해줬던 것이 전부 bounce(허풍)라고 여긴다. 그리고 둘은 멀어진다. 이 설정 역시 일반적인 영화에서 보여지는 갈등 양상, 결국 이차 저차 하여 다시 두 주인공은 만나 bounce back(되살아난다)한다는 내용!
어쩌면 지극히도 멜로적이고 지극히도 정상적이며, 지극히도 헐리웃적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소중한 이유는 두 배우의 사랑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벤과 기네스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헐리웃 최고의 배우들이다. 그들은 단지 잘난 배우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뛰어난 연기력을 지니고 있다. 극 초반 거만기 좔좔 흐르는 모습을 보이던 버디는 후반부에는 사랑스런 남자로 변해있고, 약간 어리숙한 역할의 애비(기네스 팰트로)는 전형적인 서부 유부녀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보여준다. 또한 아역들이 발랄하고 귀여운 연기도 솔솔한 재미를 준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영화 속에 악역 내지는 나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반면 이 영화에서는 악역이라고 말할 만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 역시 이 영화가 감상 후 따뜻함을 전해주는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다소 억지스럽고, 우연적인 요소도 내포하고 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영화는 소품(소중+작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더군다나 사랑하기 좋은 가을 아닌가?
|
 
 | 강병융 오넷콜맨, 살바도르 달리, 무라카미 하루키, 이제하, 장 비고, 키애누 리브스, 정성일, 쿠엔틴 타란티노, 무라카미 류, 이무영, 존 드 벨로, 김영하, 로이드 카우프만, 장정일, 디지 길레스피
- 상기 거명된 자들을 한꺼번에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 마시고 싶은 사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