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간도 II 혼돈의 시대> <대부> 시리즈에 도전장을 낸 진정한 누아르 영화


글: 이종열
2003년 11월 26일

<무간도 II 혼돈의 시대>는 감히 <대부> 시리즈에 도전장을 낸 진정한 누아르 영화다. 비정한 남성들의 거친 세계를 꽉 짜인 드라마와 연출력으로 그려낸 이 영화는 전편보다 작품성과 완성도가 뛰어나다. 그 때문에 전편의 캐릭터를 더욱 비애감 있게 되새김질시키기도 한다. 특히 영인(양조위)의 캐릭터는 그 중에서도 비애감이 격하게 더해진다.(양조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손수건 필히 지참 할 것!)

스타 배우 양조위와 유덕화가 빠진 자리를 <무간도 2>는 증지위와 황추생이라는 전편에서도 매우 무게있는 역할을 했던 중견 연기자로 중심을 가져간 후, 신예 여문락(청년 진영인), 진관희(청년 유건명)에게 비중있는 역할 분담을 둔다. 증지위와 황추생은 신의가 사라진 암흑가와 경찰계라는 상반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같은, 어두운 세계 속의 남자의 고독한 인생을, 아무도 흉내내지 못할 관록의 연기로 생명력 넘치게 보여준다. 그리고 여문락과 진관희 또한 양조위와 유덕화에게 제대로 된 바통 터치를 했다.(근데 두 배우의 생김새가 비슷해 분간이 잘 안 된다. 외국사람이 보면 더 헷갈릴 듯)

97년 홍콩반환을 앞둔 혼돈의 시대를 격렬한 총격전도, 영웅도, 선악의 구분도 없이 냉정하게 그려간 <무간도 2>. 흥미로운 이 전사(前史)는 앞으로 공개될 <무간도 III 종극무간>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린다. 3편에서 유덕화, 양조위, 진혜림이 다시 출연하고 여명이 가세하는 <무간도>는 과연 <대부>와 같이 회자될 수 있을까? 개인적인 느낌으로 2편까지는 <대부>와 견주어 꿀릴게 전혀 없어 보인다.

홍콩영화 재건의 긍정적인 기운을 불러일으킨 <무간도>, 그 3편! <킬빌 볼륨 2>보다 더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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