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매혹적인 절대공포
글: 노정규
2002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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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관람하는 기자시사회장에서 전작 가위와 비슷한 몇 가지 점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우선 푸른색의 색조 빛을 계속적으로 영화전반에 비춰준다는 것이다. 공포영화에서 자주 느껴지는 붉은 색과는 다른 푸른색은 좀더 공포의 느낌을 배로 심어준다. 푸른색은 물의 공포심을 유발시킨다. 깊은 수면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한 강한 흡입력은 공포의 요소로 충분히 작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는 일본 영화 <링>이나 <배틀로얄>과 같은 공포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단골메뉴이다.
이와 더불어 소리의 이중성을 통한 공포를 유발시킨다는 점도 빼놓을 수 가 없다. 잘 들리지는 않지만 무엇인가 요구하는 듯한 굉음에 가까운 핸드폰에서 들리는 소리는 관객으로 하여금 무엇인가 예측할 수 없는 앞으로의 전개를 암시한다. 소리의 측면과 어린 여자아이를 빌려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은 <엑소시스트>와 <싸이코>의 요소를 빌린 듯한 강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만으로 관객들에게 기억에 남는 공포영화로 평가받기에는 역부족이다. 안병기 감독은 이러한 외적인 요소에 사회적 경고성이 강한 원조교제와 현대시민의 필수요소인 핸드폰을 결합 시켜 주제를 드러내는데 충실했다. 다만, 안병기 감독의 다음 번 작품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가위>와 <폰>에서 사용했던 요소들을 다시 사용한다면 그때는 관객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다. 배우 하지원 또한 고정적인 캐릭터에서 빨리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영화 <폰>은 <엑소시스트>의 장면을 연상시키는 느낌과 더불어 일본공포영화를 모방한 듯한 생각이 들 수는 있으나, 그러한 요소들을 한국적 정서에 맞게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성공했다고 본다. 아울러 일본에서 <링>이라는 영화를 만든 유명한 공포영화감독 나카다 히데오처럼 한국의 안병기 감독도 계속 변화되는 모습을 앞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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