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아이즈> 로페즈, 카비젤, 만도키와의 만남
글: 강병융
2001년 11월 16일
만남 I - 제니퍼 로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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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는 대스타임에는 분명하지만,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걷지는 않았다. 그녀의 출연작에서 알 수 있듯이 작은 역부터, 꾸준히 큰 역할로 자리 바꿈을 하며 자신의 입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미모나 가수로서의 위치를 남용하지 않고 철저히 배우로서의 변신에 의한 영화 선정이 돋보인다. 물론 그녀가 나온 영화가 다 좋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느 아이돌 스타들과는 다른 그녀의 선택이 인정받을만하다는 것이다.
<엔젤 아이즈> 역시 로페즈의 연기 변신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다. 사실 이야기는 식상하리만큼 뻔하다. 헐리웃 전형의 '사랑 이야기 + 가족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그러나 로페즈는 다르다. 만일 로페즈를 모르는 관객이 이 영화를 본다면, 절대 그녀가 당대 최고의 스타, 그것도 섹시 스타라는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그녀는 새론 포그라는 경관 역할에 몰입했던 것 같다. 만일 우리 영화에 새론 포그 같은 역할이 있다면 누가 캐스팅이 될지? 그런 것들을 생각해본다면 로페즈의 진가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만남 II - 짐 카비젤
배우 짐 카비젤을 아는 사람? 10명 중의 1명이 안다면 정말 많이 아는 것이다. 왜냐? 이 배우를 적극 추천한 로페즈마저도 그의 이름을 몰랐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그의 이력은 화려하지 않다. <아이다호>, <G I 제인>, <프리퀀시>, <아름다운 사랑을 위하여> 등의 작품에 나왔다지만, 인상에 남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제 그는 <엔젤 아이즈>라는 알려진 배우가 될 것이 확실하다. 카비젤은 극중에서 안개 같은 존재로 분한다. 새론(로페즈 분) 곁에 있지만, 어디에서 왔고, 뭘 하고,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그녀에게 알리지 않는다. 묘한 매력이라는 수사가 그에게 가장 적당할 것이다. 카비젤은 그런 캐치의 역할을 잘도 해낸다. 그의 걸음걸이나 그의 어눌한 말투, 굼뜬 동작 하나 하나가 그 묘한 매력을 조성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가슴이 따뜻한 사람임을 알리는 일도 잊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난 뒤, 필자는 카비젤이 제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 정말 극중 캐치 같은 성격의 소유자이여서 연기가 가능했던 것인지, 아니면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 것인지? 심판의 그의 차기작으로 내려질 것이다.
만남 III - 루이스 만도키
앞서 두 배우에 관한 만남에 대해서는 다소 우호적이었지만, 이번 만남에서는 별로 우호적일 것 같지 않다. 루이스 만도키는 <남자가 사랑할때>, <병속에 담긴 편지>와 같은 영화를 만든 감독이다. 일단 그래서 싫다. 만일 이러한 지루하지만 조금은 가슴 아프고 조금은 가슴 찡하면서 유명한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가 그의 스타일이라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필자 생각에는 어느 정도 변신이나 아니면 변용이라도 시도하는 것이 작가로서의 임무라고 여겨진다. 정말 독특한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스타일화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만도키의 영화가 분명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멜로 영화임에는 두말할 나위 없지만, 확실히 영화를 보면서 만도키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잘 만들어진 화면, 열연하는 배우들, 잔잔한 스토리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이 나의 과욕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아무튼 시원한 무언가가 혹은 독한 무언가가 빠진 그의 영화에 아쉬움이 있다.
그가 멕시코에서 만든 첫 번째 영화 'gaby-a true story'가 보고 싶다. 뇌성마비에 걸린 여류 작가의 이야기라는데,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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