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은 장난기 있고 화려한 액숑을 좋아한다고 스스로 늘 주장하는 감독이지만 찌질한 삶들의 처절함을 잘 그려내는 감독이다.
늙수구레한 두 깡패가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동네길로 하드를 빨며 천천히 걸어오는 씬은 장난이다. 그러나 경선과 대판 싸우고 함께 소주병을 기울이는 씬을 보면 그건 장난만이 아니다.
어째서 독불과 침묵맨의 투견장 싸움 같은 멋드러진 액션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는가? 감독의 치기와 욕심이 들어간 장면이기도 했지만 '액션은 감정이다'는 철칙을 보여주는 멋진 장면이었건만...
가이리치나 타란티노식 케찹을 친 비빔밥이라는 평, 그 아래 있는건 토종 비빔밥이라니까. 류 감독은 처절하고 찌질한 인간 군상을 그리는 데 뭐가 있다니까. 장난친다고 하면서 진정성이 있다니까. 영혼의 무게가 한참 다른지 어쩐지 몰라도 누군가의 영혼은 확 가져가버릴 수 있는 영화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