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짓 존스의 일기> 삼십대 여성들이여 일어나라! :::
노처녀 | 2001년 09월 10일
조회 4187
우선 글을 시작하기 전에 노처녀는 할말이 많았다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평소에 짧디 짧은 글 같지도 않았던 나의 글들은 다 사라져 버리고 이 영화로 인해 노처녀 다시 살아 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삼십대 여자들이여 화이팅!!
노처녀가 이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봤을 때 처음 내뱉었던 말은 그야 말로 브릿짓 내 동지여~~ 였다. 담배와 술을 즐기고 직장상사와 은밀한 농담을 메시지로 주고 받으면서 하루를 보내는 서른살이 훌쩍 넘겨버린 구여운(?)노처녀. 삼촌이 엉덩이를 만지고 직장 상사가 가슴을 흘깃 볼 때에도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하는 속으로 가슴 앓이만 하다가 끝내 버리는 나약한 여자여 그 이름하여 노처녀 올시다. 나도 노처녀로 불리고 있지만 한때 나도 처녀 였다. 그 탱탱하고 이쁜 처녀였는데 내 처지가 브릿짓 하고 비슷하게 되어버렸다.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날도 홀로 보드카를 마시면서 all by my self를 목이 터져라 불러가며 누구 기댈 연인 조차 없는 나약한 노처녀들. ㅠㅠ
 하지만 브릿짓은 고통을 이겨냈다. 직장 상사인 다니엘이 자신을 버리고 약혼한 여자곁으로 떠날 때 그녀는 당당히 그 아픔을 이겨낸 것이다. 헬스클럽에서 자전거를 다리가 부러지도록 돌리고 다이어리에다 자신의 이야기를 적으며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일. 어렵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십대 너희는 아느냐 삼십대 버림 받는 소리를.. 물론 너희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 이십대 왈 그럼 또 사귀면 되잖아 세상에 널린게 남자야 라고 말한다면 노처녀 부리나케 달려나가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너희가 삼십대 되어 봐라 누가 삼십대를 쳐다보냐? 잠시 영화를 비켜 가서 10대가 축구고 20대가 농구면 30대는 탁구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다 상대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탁구도 혼자 하냐?) 둘이 하지 누군가 튕겨주는 이가 있어야지 할 맛이 나는 것이다.
서른 세 살이 된 그녀는 다이어리에 자신의 몸무게며 그날 먹은 술, 담배량을 꼼꼼히 적기 시작한다. 그게 그녀의 일기장이 된다. 다이어리에 자신의 흔적을 꼼꼼히 살피는 동안 그녀에게 두명의 남자가 다가온다. 잘 생겼지만 바람 둥이인 직장 상사(휴 그랜트)와 무뚝뚝하지만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어릴 적 친구(콜린 퍼스). 당신이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생각하는 것 까진 좋은데 나에게 메일을 보내지 말길. 그 남자 구할 능력 없으니 알아서 구하도록!)
 브릿짓을 맡은 뺨이 붉은 르네 젤위거는 다들 잘 알겠지만 너스 베티로 여우 주연상을 탄 거로 인해 인기 전파선을 탔고 바람둥이지만 잘생긴 직장 상사, 휴 그랜트는 다들 알겠지만... She라는 노래만 들어도 아! 책방 주인 이라고 척 하니 말할 테니 말이다. 노팅 힐에서 줄리아 로버츠와 아름다운 사랑을 한 사람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거의 개쪽이라고 말할 정도로 심하게 망가지니 하지만 휴 그랜츠 좋아하는 팬이라면 한번쯤은 영화관으로 찾아가 그의 망가진 모습을 봐줘야 하는 게 아닌가? 마지막으로 무뚝뚝하지만 일편단심 민들레로 알고 있는 콜린 퍼스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나온 사람이다. 약간은 낮설어 보이겠지만 한참 잘 나가는 배우라 하니 눈여겨 볼만 하다. 영화는 순전히 여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이다. 남자들 치고 이 영화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 못봤다. 대부분 그저 그런 영화라고들 하지만 여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브릿짓에게 휘파람을 분다. 그녀가 잘되길 바라는 거겠지? 영화를 보면서 어떤 분은 저렇게 자존심이며 자신의 처절함을 다 버리면서 까지 결혼을 해야 되냐는 말이 나왔는데 노처녀 생각은 이렇다. 결혼은 선택이다. 하지만 가끔은 결혼이라는 것도 해 보고 싶다는 것이 노처녀의 선택이다. 혼자 사는 거? 좋은 일이지. 커플답지 않은 커플 보다야 화려한 솔로가 났겠지 하지만 노처녀는 시간이 지나면 더더욱 멀게만 느껴지는 게 결혼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동경의 세계 속으로 가끔씩은 빠져 들고 싶은게 삼십대의 간절한 충동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영화는 97분인가(?) 내내 우리에게 배꼽잡은 웃음을 안겨준다. 대신 처절한 장면이 있다면 아마도 마지막 부분이 가장 라스트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 장면이 뭐길래 그러냐고? 그건 영화를 본 사람만이 알겠지..(내가 미우면 얼른 친구와 영화관을 가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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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처녀
하는 일은 아이들 가르치는 직업. 즉 인간 쓰레기 만드는 교사입니다.
제발 베틀로얄의 기타노다케시 처럼은 되지 말아야 될텐데..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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