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제스틱> 우연적인 영화

노처녀 vs 영화

<마제스틱> 우연적인 영화 :::

노처녀 | 2002년 05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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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우연적으로 시작됩니다. 촉망 받는 시나리오작가 피터 애플턴은 잘 나가다 우연적으로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히고 맙니다. 그 여파로 영화사와 맺었던 계약 마저 파기되고 FBI와 그쪽 부류 사람들에게 찍히고 말죠. 피터는 기분이 안 좋아 술을 먹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우연히 브레이크를 잘못 눌러서리 정신을 잃고 말죠.

깊은 바다에 휩쓸려 우연적으로 어떤 마을에 당도하게 하는데 그 쪽 사람들도 우연스럽게 다 자신의 모습을 낮익다고 얘기하더군요
이 영화는 상당히 우연적인 영화입니다. 그 곳에서 우연적이게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들을 전쟁터에서 잃어버린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주절주절. 더 얘기하면 욕 먹겠죠?

어쩌면 제 얘기를 들으면서 우씨 뭐 저런 영화가 다 있지?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마제스틱>은 상당히 괜찮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너무 우연적인 요소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요. 그래도 영화적 요소중에서 사실 적인 요소만 너무 가미된다면 그것 또한 볼꺼 없죠, 그죠? 영화란게 다 약간은 우연적인 요소가 들어가잖아요.

저에게 <마제스틱>은 상당히 관심가는 영화라고 덧붙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짐 캐리 때문이죠. <덤 앤 더머>나 <마스크> 때는 억지로 웃기려 하는 것 같아서 참 보기 싫었죠.(저만 그랬나요?)

근데 언젠가 <트루먼 쇼>를 보게 되었는데, 그때 참 이 사람 괜찮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자기를 가지고 논 사람들에게 화 한마디도 안 하고 웃으면서 마지막 인사까지 너그럽게 하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저는 저 사람은 코메디 할 사람은 아닌 가 싶다 라는 생각 까지 들었다니까요. 아마도 이 사람이 출연한 휴먼 드라마에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요소가 있나봐요.

<트루먼 쇼>에서도 상당히 뒷충격을 받았는데 이번 <마제스틱>이란 영화도 그렇거든요. 이기적일 것 같은 피터가 다시 <마제스틱>이 있는 그곳으로 가서 산다는 것은 어차피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라면 이미 생각 할 수 있는 예감인데도 저에게는 어찌나 감동스러운지 보면서 많이 울어답니다. 짐 캐리의 연기력이 많이 느는 것 같아요. 여기서만해도 이제 짐 캐리를 보며 누가 코미디 배우라고 생각하겠어요?

<마제스틱>에는 상당히 재미있는 볼꺼리들도 많습니다. 그의 아버지 (고로 가짜 아버지라고 해야 되나?) 하여튼 그 아버지와 함께 영화관을 새로 만드는 부분이나 그의 환영식에서 그가 치는 환상적인 째즈 풍의 피아노 연주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안정시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제스틱은 러닝타임도 상당히 깁니다. 그래서 혹시나 재미없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얘기하는데 이 영화는, 보고 나면 "어? 벌써 시간이 저렇게 되었네?" 라는 생각이 들 만큼 금방 시간이 가는 영화죠. 대신 특별히 큰 사건이나 스펙타클이나 환타지를 바란다면 보지 마세요. 이 영화 속에는 그런 것들은 존재치 않으니까요. 대신 눈물을 쏙 빠지게 만들 요소들과 부모의 사랑. 애정, 용기만은 가득하답니다.

짐 캐리의 더욱 성숙된 연기력과 휴먼 드라마의 진가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거기다가 영화 속에 나오는 째즈풍의 신선한 음악들은 다리를 흔들 수 있을만큼 신나게 만듭니다. 째즈와 영화가 함께 잘 어울리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