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부산영화제 근본대책 서둘러야 :::
라인지기 | 2002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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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23일 폐막작 「돌스」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57개국에서 사상 최다인 226편의 영화가 초청된 이번 영화제는 15만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또 올해 영화제에는 베를린영화제 디에터 코슬릭 집행위원장과 칸 영화제 띠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베니스영화제 모리츠 데 하데른 집행위원장 등 세계 3대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모두 방문,아시아 최대 영화제의 위상을 과시했다.
이밖에 기타노 다케시 감독과 후 샤오시엔과 차이 밍량, 프루트 챈, 허안화, 프랑소아 오종 감독 등 비중있는 해외 감독들과 「8명의 여인들」의 주인공 비르지니 르도이엥, 루디빈 사니에를 포함해 토니 륭(양가휘), 이강생 등 해외 유명 배우들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해 축제를 빚냈다.
특히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은 500여건의 미팅을 성사하며 아시아 최대의 사전 영화제작시작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와 함께 부산국제필름커미션박람회(BIFCOM)도 아시아 유일의 로케이션엑스포로 자리잡았다.
이두 행사는 내년 영화제때부터 통합돼 영화의 판매와 구매,로케이션,기자재,후반작업 등 전분야의 업체가 총 망라된 아시아 영화산업의 집결지가 될 `아시아영화산업센터'(AFIC)로 거듭난다.
이와 함께 올해 영화제 기간에는 아시아 영화인들이 정보교환과 공동제작 등을 위한 교류협력체 구성에 의견을 모았으며 공동으로 인터넷 웹사이트를 구축하자는 가시적인 성과물도 이끌어 냈다.
영화제의 이같은 내실있는 성공의 배경에는 7회째를 맞는동안 단 한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은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프로그래머와 사무국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또 4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통과한 자원봉사자들의 활기찬 봉사가 영화의 도시 부산을 만들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내실있는 성공에도 불구하고 부산영화제는 올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초청인사들의 불참을 비롯해 초청작 상영취소,상영관 주변 사정 등은 당장 관객들이 불만을 가지는 사항이지만 영화제 전체 일정을 감안하면 사소한 것이다.
문제는 수년전부터 제기돼 온 영화제 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가 올해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게릴라 영화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영화제 개최시기를 매년 일정하게 정해야 하는데도 여전히 그렇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부산시의 마구잡이식 국제행사 유치로 영화제 개최기간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쌀쌀한 날씨 때문에 해변영화제라는 부산영화제만의 특성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살리지 못하고 비좁은 문화회관에서 개.폐막식을 갖게 됐다.
또 상영관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곳에서 영화가 상영되는가하면 행사장도 여러 곳으로 흩어져 관객들과 초청객들이 여전히 불편을 겪어야 했다.
도쿄영화제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로 발돋움하려는 부산영화제가 그 도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같은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영화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내실을 다졌다는 점은 분명 높이 평가받아야 할 대목이지만 수년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가 한 가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부산영화제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 부산시에서도 전용관설립과 영화제 지원확대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 위태로운 기회를 살리기 위한 긴급 수혈이 이뤄지지 않는 한 부산영화제는 자칫 아시아의 여러 영화제중 하나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29억8천400만원이던 예산이 올해는 시예산 지원확대와 자체 수입확대로 32억5천만원으로 늘어나면서 약간의 숨통이 트이기는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분명 내실있는 축제였으며 동시에 매년 똑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위기의 축제였다. 이제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고 역동적인 부산영화제가 반석위에 올려 서느냐 평범한 영화제로 남느냐는 영화계는 물론 부산시를 포함한 관계당국이 이 위태로운 기회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가느냐에 달려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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