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으로는 일본영화 '도플갱어'가, 폐막작으로는 한국영화 '아카시아'가 각각 선정됐다. 한국영화가 아닌 외국영화가 부산영화제의 첫 장을 여는 것은 2000년 제5회 영화제 때 인도영화 '레슬러' 이후 3년만의 일. 박기형 감독은 세번째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식에서 영화팬을 만난다.
▲도플갱어='큐어 The Cure', '거대한 환영 Barren Illusions' 등의 영화로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구로자와 기요시(黑澤淸ㆍ48)감독의 신작으로 '실락원', '쉘위댄스?' 등에 출연한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가 주연을 맡았다.
첨단의료부품을 발명해 회사에서 영웅으로 칭송받는 과학자 하야사키 미치오는 인공지능프로젝트의 연구에 몰두하던 중 계속되는 실패로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어느 날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자아 '도플갱어'가 나타나 연구를 성공시켜주겠다며 끊임없이 주변을 맴돈다. 결국 하야사키는 도플갱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동시에 자신과 전혀 달라보이던 그에게 점점 동화되기 시작한다.
근작 '밝은 미래'로 지난 5월 프랑스에서 열렸던 칸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던 감독은 80년대 초 로망포르노 '간다천 음란전쟁'으로 데뷔한 후 '지옥의 경비원', '야쿠자 택시' 등 폭력과 섹스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지명도를 넓혀갔고 97년작 '큐어'로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카리스마', '강령', '회로' 등 스릴러물을 만들었던 감독은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함께 일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타노 다케시 감독과 함께 일본 영화의 희망으로 추앙받고 있다.
'도플갱어'는 다음달 10일 그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극장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아카시아'(제작 아름다운영화사, 다다필름) = '여고괴담' 1편으로 호평받았던 박기형(36) 감독의 신작. 아카시아 나무의 저주와 분노가 단란한 한 집안을 몰락의 늪으로 밀어넣는다는 내용의 공포영화로 심혜진이 주연을 맡았다.
아카시아 나무가 인상적인 전원주택에서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과 자상한 시아버지와 함께 살며 마냥 행복을 누리던 미숙에게 유일한 고민은 결혼 10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 아이 소식이 없다는 것.
결국 아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보육원에 찾아간 그녀는 한 아이가 그린 묘한 나무 그림에 매료돼 그 그림을 그린 진성이란 남자아이를 입양하게 된다.
유난히 말수도 적고 가족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는 진성. 진성이 온 이후 불길한 기운이 미숙의 집을 맴돌고 하나둘씩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98년 데뷔작 '여고괴담'으로 서울 62만 명, 전국 150만 명을 동원하며 단번에 주목받는 감독으로 등장한 박기형 감독은 2000년 30대 남자와 초능력을 지난 소녀와의 만남을 그린 '비밀'을 연출하지만 흥행이나 비평면에서 전작으로 생긴 일반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카시아'는 감독의 재기작이며 동시에 그의 팬들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만날 수 있는 기대작. 국내에서는 다음달 1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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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부산영화제 개막작 <도플갱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