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태국영화'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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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태국영화' 집중 조명 :::

조재영 | 2001년 11월 12일
조회 832

올해 부산영화제는 태국 영화에 유달리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태국 영화 '수리요타이'(감독 차트리찰레름 유콜)가 폐막작으로 선정된데 이어「잔다라」의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이 심사위원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또 올 상반기 태국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방라잔'을 비롯해 '스케치북' '골클럽' 등 총 11편이 상영되는 태국 영화 특별전, 태국 영화 관련 세미나와 태국 영화의 밤 등 다양한 행사들이 영화팬들의 높은 호응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부산영화제가 태국 영화를 집중 조명하는 것은 태국 영화가 최근 몇년간한국 영화 산업과 비슷한 양상을 띠며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

할리우드 영화의 강세와 90년대 중반 아시아에 불어닥친 외환 위기로 1년에 10편의 영화도 채 내놓지 못했던 태국 영화계는 올들어서만 25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99년 '낭낙'(감독 논지 니미부트르)과 지난해 '철의 여인들'(감독 용유스통큰턴)이 각각 흥행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방라잔'과 '킬러 타투'가 흥행수익 1억 바트(한화 약 29억원)를 돌파하는 등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는것.

특히 지난 8월 개봉하자마자 3개월 뒤의 입장권까지 매진되는 진기록을 낳았던 '수리요타이'의 경우 태국 최초로 100%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아 제작돼 높아진태국 영화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투자사는 홍콩의 어플로즈픽쳐스사다.

뿐만 아니라 태국 영화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도 높아져 '방콕 데인저러스'가지난 해 토론토영화제서 국제비평가상을 차지하는가 하면 '티어스 오브 더 블랙 타이거'는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처럼 양적, 질적으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태국 영화의 현주소와 그 원동력을 짚어보기 위한 세미나가 11일 오후 `뉴 타이 영화와의 근접 조우'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김지석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잔다라'의논지 니미부트르 감독과 이 영화의 제작자 시네마시아 대표 듀앙카몬 림차로엔이 참석했다.

림차로엔은 "태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25편의 영화가 제작됐는데 이는 지난 2년 동안 만들어진 영화보다 더 많은 숫자"라면서"태국 영화의 수익도 지난 해에 비해 5배가 늘어난 10억 바트에 이르러 자국 시장 점유율도 급상승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수리요타이'는 태국 영화 중 가장 획기적인 성공을 기록한 영화로, 할리우드 영화들이 이 작품을 피해 개봉하는 해프닝까지 빚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업 영화의 잇단 흥행으로 한국 영화계처럼 작가주의 영화가 설 자리를잃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태국 영화의 성장 요인을 묻는 질문에 림차로엔은 "한국 영화계와 비슷하다"면서 태국 영화의 질적 향상과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싫증, 자국 영화에 대해 높아진 관심 등을 꼽았다.

'잔다라'의 니미부트르 감독은 "태국에는 규제(검열)가 엄격해 노출이 많은 '잔다라'의 경우 태국판과 국제판, 두 가지로 제작했다"고 소개한 뒤 "기회과 된다면 한국과도 합작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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